혼란 여전한 토허제 유예규정
주거용 아파트 구입하려다
토허신청 반려 계약깨져 피해
초소형 업무용 오피스텔도
토허구역서 무주택 인정 안돼
전세로 거주 중인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영등포구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계약금을 내고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했다. 무주택자에 한해 토허구역 내 세입자를 낀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정부 지침의 혜택을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구청을 찾은 A씨는 '유주택자로 간주돼 거래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가 보유한 상업용 오피스텔이 문제가 됐다. A씨는 "화장실·부엌도 없는 3평 미만 업무용 오피스텔로 전입신고 이력도 없다"며 "당초 내년 중순까지 마련하려 했던 전세보증금 7억원을 당장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6일 부동산 업계와 서울시, 구청 등에 따르면 토허제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와 관련해 상업용 오피스텔 소유주는 유주택자로 간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고 주택법상으로도 준주택으로 간주된다. 다만 세법에서는 과세 형평성을 위해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경우 주택으로 보고 과세한다.
◆ 구청 "국토부 지침대로"
그러나 토허구역 실거주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는 오피스텔 보유만으로 유주택자로 판단하도록 하는 지침이 운용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주거용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으면 상업용이든 주거용이든 유주택자로 분류해야 한다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토허구역 내 세입자를 낀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줬다. 5월에는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고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비거주 1주택자 매물까지로 유예 대상을 넓혔다.
문제는 이 같은 세부 지침이 명확한 사전 안내 없이 적용되면서 실수요자들이 계약 이후 예상치 못한 규제를 마주한다는 점이다. A씨는 "상업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산정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어서 계약을 진행했는데, 비공개 내부지침상 유주택자로 간주한다는 답변을 구청에서 받았다"며 "십수억 원이 넘는 부동산 거래를 하는데 비공개 지침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종로구에 상업용 오피스텔을 보유한 B씨도 최근 양천구에서 주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토지거래허가 불허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구청 답변을 받았다. B씨는 "저녁 6시면 냉난방이 꺼지고 세탁시설도 없는 전형적인 사무실 형태의 오피스텔인데도 주택으로 간주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 국토부 "구청이 잘못 해석"
국토부 관계자는 "세 낀 매물을 매입할 때 무주택자의 요건은 지난 2월과 변함이 없다"며 "2월 이후 오피스텔 소유주의 무주택자 요건과 관련해 별도의 비공개 지침을 보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이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신청인이 입증하면 무주택자로 보고 허가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구청이 이를 다르게 해석했거나, 신청인이 비주거용이라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세부 지침이 투명하게 예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 이용안 기자 /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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