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선고 공방전 … 與 "죄질나쁜 유죄" 野 "무죄탄원 100만서명"

1 week ago 2

나흘 앞두고 여야 신경전
민주당, 장외서 사법부 압박
당내 선거법 낙관 분위기속
25일 위증교사선고 위기감도
李, SNS에 "공소 성립 안돼"
국힘은 사법리스크 총공세
韓 "재판부, 법대로 판단을"
1심 선고 생중계 거듭 요구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및 기초·광역의원들이 모인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가 11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제1야당 대표 무죄 탄원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및 기초·광역의원들이 모인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가 11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제1야당 대표 무죄 탄원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정국 분수령으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첫 선고심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다. 앞서 사법부는 오는 15일과 25일 각각 이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예고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사법부를 향한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11일 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이 모인 원외 자치분권 단체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는 국회에서 "이 대표는 무죄다. 정치검찰의 교활하고 무자비한 탄압을 막아달라"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이어 "KDLC 1700여 명 회원은 이 대표의 무죄 판결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지속적이고 무자비한 정치검찰의 조작·왜곡 수사는 공정과 상식을 내팽개치고 국민 분열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친이재명계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주도하는 이 대표 무죄 판결 탄원 온라인 서명운동에는 이날까지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동참했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표 무죄 판결 탄원 서명이 100만을 넘었다"며 "이제는 김건희 특검 촉구 1000만 돌파"라고 글을 올렸다. 혁신회의는 이날까지 서명운동을 진행한 뒤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결과는 낙관하고 있지만 25일 나오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이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유죄 선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선거비용으로 보전받은 434억원을 반납해야 할 수도 있어 당의 운명과 직결돼 있다. 하지만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선고는 유죄가 나더라도 당에 치명적인 게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당 내부에도 율사들이 많다 보니 나름대로 판단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아니겠냐"면서 "현실적인 고민과 걱정을 하다 보니 이 대표를 둘러싼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이날 직접 SNS를 통해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공소사실이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율사 출신인 이 대표가 선고를 앞둔 자신의 재판에 대해 공개적·직접적으로 의견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이날 정무·경제·민생·사회·국민소통·외교안보 등 영역별 매머드급 당 대표 특보단을 꾸리고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총괄특보단장에는 5선 중진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임명됐다. 정부·여당의 실정(失政)을 부각하고 대안 세력으로서 존재감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편 지난주까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명태균 씨 관련 논란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계기로 정국 반전을 꾀하며 무차별적인 '이재명 때리기'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판례에 따르더라도 유죄인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의 민의를 바꾸려고 하고 실제로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기 때문에 대단히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를 향해서도 "재판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라 제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며 "법대로만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이 대표는) 선거법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적이 있었다"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엉겁결에 일회성으로 거짓말했기 때문이었다'라는 논리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대표가 받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의도되고 준비된 그리고 반복된 거짓말이었다"며 "이번 금요일에 나올 판결은 그 판례를 따르더라도 유죄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생중계도 거듭 요구했다. 그는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생각해 볼 때 (이 대표가) 유죄라고 생각하면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하는 거고,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재판 생중계 무력시위'를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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