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 나눠 갖는 건 투자자도 못 할 일”

2 hours ago 2

국무회의서 삼성전자 노조 비판
“단체행동권도 적정한 선 있어… 그걸 넘으면 정부가 책임 다해야”
與 “이익 배분 기준 공론화 필요”
野 “기업 잡는 악질 성과급 모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부 노조가 적정한 선을 넘었다”며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건 투자자들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부 노조가 적정한 선을 넘었다”며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건 투자자들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노동조합들이 요구하고 있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화에 대해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 그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세금 감면과 금융·인프라 지원으로 거둔 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사업의 영업이익을 노조가 매년 일정 비율로 배분해 달라는 요구는 과도하다고 공개 지적한 것이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제 논쟁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성과급과 임금체계의 관계, 기업 이익 배분 기준 등을 공론화하자”고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은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악질 성과급 모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 李 “일부 노조, 선을 많이 넘어”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겨냥해 “지금 일부 노동조합이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통해 단체교섭을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노조들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화 요구에 대해 “(투자자도 영업이익에서) 세금을 떼고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받지 않나”라며 “저로서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투자자들은) 손실과 위험을 부담했으니까 당연히 이익을 나누는 권한을 갖는다. 그게 본질”이라며 “노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조차도 특정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를 한다”며 “세금을 깎아주기도 하고 시설 지원을 해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제도적 정비를 통해 또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지원한다”고 했다.

영업이익에는 투자자와 노동자뿐만 아니라 정부의 세제·금융·인프라 지원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이를 기업과 노조가 매년 얼마씩 나눠 갖도록 제도화하자는 요구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제도화해달라고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정부에선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다른 기업 노조들에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제가 확산되면 투자 위축이나 자본 이탈로 이어져 산업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런 문제들도 우리 모두가 한번 고민을 해봐야 될 부분이 아닌가”라며 “결국 이 모든 조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선을 넘을 때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 공동체를 위해서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게 정부의 큰 역할”이라고 했다.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與 “영업이익 배분 기준 공론화” 野 “악질 성과급 모델”
민주당 박해철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번 사태를 어느 한쪽의 책임만으로 몰아가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성과급을 위시한 이익 배분 구조의 누적된 갈등과 불신이 표출된 만큼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해법을 찾기 위한 책임 있는 대화와 타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를 중심으로 기업 영업이익 배분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영업이익 배분을 투자자에 한정할지, 종사자들도 포함해야 하는지 등 노사 간 종합적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성과급을 포함한 영업이익 배분 구조를 단순히 삼성만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를 ‘악질 성과급 모델’이라며 비판하고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재검토를 요구했다. 곽규택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 재검토를 포함한 노사관계 법제도 전면 재정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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