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후보 공천받고 자진 사퇴…"여성할당제 우회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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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구의원을 뽑는 서울 강동구 나선거구에 지난 14일 여성인 김솔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세 번째로 최종 입후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경선까지 끝난 나선거구에서 그를 추가로 공천했고, 그 덕분에 해당 지역의 여성할당제 요건을 통과할 수 있었다. 김 후보는 등록 나흘 만인 18일 전격 사퇴했다. 민주당은 “후보 본인의 결정이자 선거 전략상 판단”이라고 했지만 지역 정가에선 “규정을 우회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지선을 앞두고 여성할당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성 정치인에게 의석을 할당해주기 위한 공직선거법 규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선 지방선거에서 30%를 여성 후보로 채울 것을 권고하고, 국회의원 지역구 기준으로는 최소 1명을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전국 여성 기초의원 후보자 비율은 26.2%로 집계됐다. 광역의원(23.7%)·광역단체장(9.3%)·기초단체장(7.2%) 등도 수치가 저조했다. 권고 규정이 생겨난 2005년 이후 직전 지선(2022년)까지 여성 후보자 등록 비율은 30%를 넘은 적이 없다.

일정 지역마다 여성 1명을 공천하도록 한 규정도 우회로가 형성됐다. 강동구 사례처럼 여성 정치인을 당선권 밖에 공천해 요건을 충족시키고 자진 사퇴 형태를 취하면 현행법상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한 여성 구의원 후보자는 “지역에서 여성 정치인은 스스로 조직을 만들기도 어려워 지역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례대표 확대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은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퇴를 제한하는 등으로 공직선거법을 고치긴 어려울 것”이라며 “현행 10%인 기초의회 비례대표 비율을 절반까지 늘리고 이 중 50%를 여성으로 채우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당이 여성 정치인을 육성하는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30% 권고치의 의무화를 추진하려면 먼저 여성 정치인의 역량이 성장해야 잡음이 없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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