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 해리 케인이 꿈에 그린 첫 우승의 기쁨을 그라운드에서 느낄 수 없을 전망이다. 주말 마인츠전에서 시즌 5번째 경고를 받아 라이프치히 원정 출전이 어렵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라이프치히를 꺾으면 자력 우승에 성공한다. 사진출처|바이에른 뮌헨 SNS
‘무관의 제왕’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다시 한 번 괴로운 현실에 직면했다. 프로 커리어 최초, 생애 첫 타이틀을 그라운드가 아닌 조연으로 맞이할 처지에 놓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27일(한국시간)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마인츠와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홈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두면서 리그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선두 바이에른 뮌헨이 23승6무2패, 승점 75를 쌓은 가운데, 같은날 2위 바이엘 레버쿠젠이 홈에서 아우크스부르크를 2-0으로 꺾고 19승10무2패, 승점 67을 만들었지만 남은 3경기에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몹시 희박하다.
우승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바이에른 뮌헨은 5월 3일 RB 라이프치히 원정에서 통산 3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혹사 논란’이 나올 정도로 시즌 내내 숨가쁘게 뛰었던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도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타이틀을 품에 안은 데 이어 또 한 번 유럽 빅리그 우승을 만끽할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바이에른 뮌헨 구성원 모두가 고대한 우승 순간을 케인은 함께 하지 못한다. 마인츠전 전반 막판 상대 선수와 불필요한 신경전과 시간끌기로 시즌 5번째 옐로카드를 받아서다. 경고누적으로 케인은 라이프치히전을 뛸 수 없다. 오랜시간을 꿈꿨던 우승의 순간을 그라운드나 벤치도 아닌 장외에서 지켜봐야 할 판이다.
케인은 경기 후 현지 언론을 통해 “말도 안 되는 판정이다. 경고받을 상황이 아니었다”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지만 주심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물론 바이에른 뮌헨이 라이프치히전에서 반드시 우승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주포’ 케인의 공백은 팀에겐 엄청난 타격이다. 그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만 24골(29경기 출전)을 넣은 독보적인 킬러다. 그렇게 모든 걸 쏟아붓고도 정작 우승의 기쁨을 그라운드에서 만끽할 수 없는 상황은 기막힌 운명의 장난이 아닐 수 없다.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로 인정받은 케인이지만 놀랍게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앞서 손흥민과 최고의 궁합을 보이며 맹활약한 토트넘(잉글랜드)에선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리그컵 준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그쳤다. 심지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조차 유로2020, 유로2024 준우승에 머물러 고개를 떨궜다. 케인은 토트넘을 떠나 2023년 여름 당시 리그 11연패를 질주한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는데 하필 이적 첫 시즌(2023~2024)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주는 고통스런 악몽을 경험한 바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