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격납고에서 만난 전승현 공군 제281시험비행대대장(중령)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에 대해 “조종사의 편의성과 작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왜 스위치는 멀리 있느냐’ ‘왜 특정 정보가 화면에 없느냐’ 등 세세하게 의견을 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KF-21 양산 1호기는 올해 3월 25일 첫 선을 보인 초음속 전투기다. 사업 타당성 검토에만 10년, 체계 개발 착수 이후 양산 성공까지 다시 10여 년 등 총 20년 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1600여 회 시험 비행을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이 마무리한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라는 평가다.
KF-21 양산 성공 뒤엔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최종 사용자인 대한민국 공군의 치열한 협업이 있었다. KAI는 최고의 성능을 구현해야 했고, 공군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투기를 요구하며 때로는 전우로, 때로는 까다로운 고객과 제작사의 관계로 수없이 의견을 교환했다는 것이다.김범용 KAI 체계팀장은 “전투기를 개발했더라도 정작 조종사가 운용하기 불편하다면 의미가 없다”며 “하늘에서 실제로 항공기를 운용하는 조종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공군이 가장 공들여 점검한 부분은 조종석, 이른바 ‘콕핏’이었다. 0.1초라도 반응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조종사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기준으로 공간을 세 구역으로 나눠 테스트를 진행했다.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조작하는 구역부터 어깨나 몸을 더 움직여야 하는 구역까지 정밀하게 구분해 주요 장비의 위치를 결정했다. 스위치 위치는 물론, 스위치 모양까지 바꿨을 정도다. 심지어 공군 조종사의 키와 체형에 따른 접근성 차이까지 분석해 설계에 반영했다고 한다.
조종사의 날카로운 감각이 기체의 외형 디자인을 바꾼 사례도 있다. 김 팀장은 “조종사가 기체 후방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고 했다”며 “공기 흐름 문제로 확인돼 결국 후방 설계를 바꿨다”고 말했다. 전 중령은 “작전에 방해가 될 것 같은 진동이 있어 에둘러 ‘조종하기 무섭다’고 의견을 냈더니 결국 수정을 해줬다”며 “검증 비행을 해보니 완성도가 훨씬 높아져 있었다”고 전했다.시험 비행 중에는 조종사의 대화는 물론 숨소리까지 실시간으로 개발진에게 전달된다. 작은 반응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체 개선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전 중령은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쉬거나 감정이 섞인 말이 나오면 개발진이 바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며 개발 과정의 긴밀함을 설명했다.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은 KF-21 개발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시기였다. 시제기 제작에 막 들어가려던 시기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과 겹치면서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 팀장은 “코로나 기간 동안 해외 업체와 연락도 방문도 거의 안 됐다”며 “가까스로 밤에 화상회의를 하고, 낮엔 시험 및 제작 등 하루 종일 일을 했다”고 말했다.
공기 역할을 테스트 하는 풍동 시험을 주관하던 해외 업체에 불이 나 1년 동안 시험을 미룬 적도 있다. 김 팀장은 “대한민국 DNA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밤을 새서라도 해내겠다는 의지와 사명감으로 결국 2022년 7월에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공군은 현재 KF-21을 주력으로 운용하는 대대 창설을 앞두고 있다. 국방 업계에 따르면 창설 예정 대대는 2024년 퇴역한 F-4 팬텀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뜻으로 곰을 활용한 대대 마크까지 제작된 상태다. 전 중령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인 KF-21을 타겠다는 후배 조종사들이 이미 줄을 서 있다”며 “비행을 하지 않는 선배들조차 ‘한 번 타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내부 인기가 뜨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AI는 현재 4.5세대 전투기로 평가받는 KF-21을 더 많은 기능을 갖춘 모델로 진화시킨다는 목표다. 김 팀장은 “KF-21은 완성이 아닌 이제 시작인 전투기”라며 “전투기 배면에 있는 반매립된 설계나 외부 돌출된 디자인을 매립형으로 바꿔서 스텔스(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기능) 성능을 높이는 등 파생 모델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F-21 테스트 파일럿, KAI 체계개발팀장 한자리서 만났다! 공군 출신 변비행 KF-21 개발 주역 만났다
영상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FLjUt-8foLU
사천=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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