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기업승계 돕는 금융권
IBK금융 별도 펀드 만들어
1800억원 인수금융 주선
우리銀은 생산적금융 차원서
승계에 5년간 3조 넘게 투자
KB·신한 컨설팅 강화나서
# 지방에 있는 식음료 제조 중소기업인 A사는 고령의 창업주가 경영을 승계할 후계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로면 사업 중단이 불가피해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창업주는 최근 IBK캐피탈이 만든 'IBK금융그룹 기업승계펀드'에 매각을 의뢰했고, IBK캐피탈은 대형 식음료업체 출신 대표 선임 및 해외영업 강화, 노후화된 설비 교체 등의 청사진하에 이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A사는 축적된 인적·기술자원을 후계자 부재를 이유로 버리지 않아도 된다.
은행권이 '기업 승계' 관련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후계자가 없거나 사업 재편이 지연되며 중소기업이 폐업하는 사례가 늘어서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금융'과도 맞닿아 있어 은행들은 기존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은 최근 IBK금융그룹 기업승계펀드에 18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선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승계펀드로만 투자하면 2~3개 기업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만, 인수금융을 활용하면 2~3배 많은 기업을 지원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펀드와 인수 금융은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하는 경우에만 투자할 수 있다. 다른 사모펀드처럼 자본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건 불가하다.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인수 후엔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 등에 자금을 공급한다. 전문 경영진 파견과 판로 개척 등 비금융적 지원에도 나선다.
시중은행들도 기업 승계와 관련된 금융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5년간 생산적 기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3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인수금융, 기업대출 등 기업 승계 과정 전반에 걸쳐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시중은행 최초로 기업승계 지원센터도 신설한 바 있다. 센터는 올해 상반기에만 중소·중견기업 1226곳과 기업 승계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연간 500곳, 5년간 2500곳 이상 중소·중견기업에 승계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여러 일본 금융그룹의 사업승계펀드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일본에선 자녀 승계 비중이 줄며 임직원 승계를 지원하는 금융 프로그램이 속속 마련되고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기업 고객 대상 비금융 서비스인 'KB 와이즈 컨설팅'을 'KB 더퍼스트 패밀리오피스'란 브랜드로 개선하고 나섰다. 특히 가업 승계와 관련해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했다. 후계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도 별도 운영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프리미어사업부·전략영업부는 물론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CIB) 부서와도 함께하는 애자일 조직을 통해 기업승계와 인수·합병(M&A) 지원을 늘리고 있다. 최근 영업점 대상 수요 조사를 통해 기업승계와 M&A에 관심을 갖는 중소·중견기업 풀을 구축하기도 했다. 하나은행도 공인회계사 등 전문인력을 꾸려 세무·회계·재무 컨설팅을 진행하고 후계자가 없는 경우 외부 회계법인과의 협업 네트워크를 통해 M&A 자문까지 연계하는 중이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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