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준일]결혼 페널티

9 hours ago 3

최근 결혼과 출생에서 전에 보기 힘들었던 통계들이 등장했다. 먼저 혼외자 급증. 2024년 출생아 100명 중 6명은 혼외자로 태어났다. 아이는 결혼하고 낳는다는 관념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보지 못했던 숫자다. 혼외 출생아 비율은 2021년 처음 3% 정도로 잡히더니 그 숫자가 매해 1%포인트씩 뛰고 있다. ‘지각 혼인신고’도 눈에 띄는 수치다.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부부 10쌍 중 2쌍은 결혼 후 1년 뒤에야 법적인 부부가 됐다. 10년 전(10.9%)의 두 배 수준이다. ▷이를 두고 ‘결혼 페널티’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결혼 페널티란 혼인신고로 겪게 되는 제도상 불이익을 의미한다. 결혼 페널티를 피하려 ‘전략적 미혼’ ‘위장 미혼’을 유지하는 부부들이 늘면서 통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인신고를 안 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별로 없지만, 신고로 인한 불이익은 분명하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결혼 페널티를 느끼는 대표적인 분야로 주택 정책을 꼽곤 한다.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해 주는 ‘디딤돌 대출’은 시중은행보다 이자율이 낮아 청년층에 인기가 많다. ‘싱글’이면서 처음 집을 사는 사람일 경우 연봉이 7000만 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신혼부부’로 신분이 바뀌면 사정이 달라진다. 두 사람의 합산 소득이 8500만 원 이하인 부부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신랑과 예비신부의 연봉이 똑같이 5000만 원이라면 제각각 신청할 수 있었던 게 결혼하면 불가능해지니 불이익이라 느끼게 된다. 집값 6억 원 이하 주택 대상 정책 대출인 보금자리론이나,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도 마찬가지다. ▷‘웨딩 레버리지’ 말이 나올 정도로 결혼은 자산 증식을 위한 지렛대로 생각하는 시대가 됐다. 갈수록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인식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신혼부부의 맞벌이 비중은 59.7%로 역대 최대였다. 하지만 디딤돌 대출 사례처럼 정부의 주택 정책대출은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이 ‘1+1=2’가 아닌 ‘1+1=1.2∼1.5’식으로 정해지고 있다. 그러니 결혼은 곧 손해라는 인식이 가시지 않는 것이다. ▷정부도 결혼 페널티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X(옛 트위터)에서 ‘결혼 페널티’ 문제를 언급하며 “청년들이 국가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6월엔 정부 합동으로 청년정책관...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