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재균(왼쪽)과 강백호. 스포츠동아DB
KT 위즈는 지난 시즌부터 적잖은 변화를 겪었다. 시즌 도중에는 포수진이 재정비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선 주전 유격수 심우준(한화 이글스)이 이적한 대신 3루수 허경민이 새로 합류했다. 이 때문에 기존 3루수 황재균(38)과 지난 시즌 도중 포지션을 바꾼 강백호(26)가 겨우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둘에게는 1월 말부터 호주 질롱~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질 스프링캠프에서 입지를 다지는 게 중요해졌다.
●변화
내야 교통정리는 어느 정도 이뤄진 분위기다. 포지션마다 새 시즌 주전과 백업의 윤곽이 일부 보인다.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상수-천성호, 2루수 오윤석, 1루수 문상철-오재일의 구도다. 여기에 강민성, 권동진을 비롯해 재활군으로 스프링캠프에 동행하는 윤준혁 등 내야 기대주 또한 적지 않다. “글러브를 여러 개 준비하겠다”는 황재균이 어느 포지션을 다툴지 관심이 쏠린다.
애초 KT는 황재균을 1루수 자원으로 분류했다. 문상철, 오재일과 경쟁하는 동시에 허경민과 3루수 출전 부담을 나누는 것까지 예상됐다. 그러나 이 두 포지션에만 국한되진 않을 전망이다. 2루수 주전이 아직 확고하지 않다. 다른 곳에 비해 선수층 또한 얇은 편이다. ‘박경수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오윤석이 연착륙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단,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다. 황재균도 2루수 경험은 없지만, 내야 다른 세 곳에서 쌓은 경험이 풍부하다. 황재균이 2루수 경쟁에도 가세할지 궁금하다.
●보완
강백호는 새 시즌에도 포수를 맡을 공산이 높다. 애초 1루수와 외야수를 맡았지만, 두 포지션에선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금은 두 곳 모두 포화 상태다. 더욱이 지난 시즌 그가 자주 맡은 지명타자 자리 역시 더는 독차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새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강백호로서도 수비 포지션을 확실하게 갖추는 편이 낫다. 자신은 물론 팀을 위해서도 강백호가 포수를 맡는 게 현재로선 최상의 그림이다.
물론 보완은 필수다. 지난 시즌 ‘볼 배합에선 자기 색깔이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수비가 부족했다. 포수로 169.2이닝을 수비하는 동안 폭투가 14개, 포일이 5개에 달했다. 이닝 대비 비율이 높았다. 도루 저지율 또한 0.200(32회 허용·8회 저지)에 그쳤다. 강견을 앞세워 빠르고 힘 있는 송구는 보여줬지만, 다른 능력은 보완이 필요했다. 더욱이 새 시즌에는 피치클록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된다. 스프링캠프 기간 적어도 도루 저지에선 발전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