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만드는 제약사들…‘주름 개선’ 2조원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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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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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DNA’, 세포 노화 연구용 성분을 활용하는 등 제약·바이오 기술을 내세운 화장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노화를 감추기보다 건강하게 늦추려는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 사이에서 고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제약사들이 의약품 연구 경험과 신뢰도를 앞세워 더마코스메틱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 약보다 빨리 매출…제약사 새 성장축으로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의 합성어로, 피부 개선 기능과 연구 기반 성분을 강조한 화장품을 뜻한다. 의사, 제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연구개발(R&D)에 참여해 화장품의 안전성과 의약품의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도록 개발되며 화장품에 ‘치료’의 개념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나이가 들어도 피부 건강과 외모 관리를 포기하지 않는 영올드 세대의 수요가 커지면서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 생산액은 2022년 1조1711억 원에서 2024년 2조5593억 원으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에도 약 2조 원 규모를 유지했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지난해 479억1000만 달러(약 70조 원)에서 2034년 1170억 달러(약 173조 원)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확대에 발맞춰 국내 제약사도 자체 연구 경험을 접목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이달 초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론티아’를 선보였다. 핵심 소재인 유로리틴A는 석류 등 붉은 과일의 폴리페놀 성분이 장내 미생물을 통해 전환된 대사산물이다. 유로리틴A는 세포 자가청소 기능인 ‘미토파지’를 활성화해 노화 세포 제거와 피부 탄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연구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도 올해 5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아데시’를 내놓고 연어 DNA 성분(PDRN)을 적용한 세럼을 출시했다. 유한양행도 비슷한 시기 비타민 연구 경험을 내세운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올해 들어 전통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약 상품 상세페이지 캡처

동국제약 상품 상세페이지 캡처
신약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성과가 나오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지만,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개발과 출시가 빠르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 매출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약이 상처치료제에 활용하던 병풀 유래 성분을 확장해 만든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가 2024년 출범 10년 만에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것이 대표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을 만드는 회사’라는 신뢰도도 일반 화장품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자산”라며 “제약사들이 화장품을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독립적인 성장 사업으로 키우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제약사 제품’도 의약품은 아니다

다만 제약사가 만들었다고 의약품 수준의 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피부 안에 직접 넣는 PDRN 주사와 피부 표면에 바르는 화장품은 전달 방식이 다르고, 바이오 물질의 체내 작용 연구가 화장품 효능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원료 자체의 연구 성과와 해당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의 실제 효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항래 대한피부과의사회 학술위원장은 “화장품으로 등록될 수 있는 바이오 성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제약사에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의약품 수준의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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