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대신 달로 가자"…머스크, 스페이스X 목표 전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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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4 10:06 수정2026.04.24 10:09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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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상장을 앞두고 화성 이주 중심의 기존 목표에서 인공지능과 달 사업으로 우선순위를 넓히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이같은 새 구상은 투자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경영 신뢰와 지배구조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2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수년간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것을 핵심 임무로 내세워왔지만 최근 6개월 사이 머스크의 발언과 회사의 사업 방향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의 원래 목표는 분명했다. 머스크는 회사 설립 1년 뒤인 2003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지구 밖에 두 번째 자급자족 문명을 세우는 것이 가장 강력한 일이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은 화성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 캘리포니아 호손 캠퍼스 카페에는 화성 정착의 진전을 담은 벽화가 있고, 회사는 ‘화성을 점령하라(Occupy Mars)’ 문구가 적힌 티셔츠도 판매해왔다.

하지만 머스크는 최근에는 화성 도달 목표를 상대적으로 덜 강조하고 있다. 대신 스페이스X가 준비 중인 대형 기업공개를 앞두고 투자자 관심을 끌 수 있는 여러 대형 구상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이들 사업이 인간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유토피아적 미래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 일부 투자자와 펀드매니저들은 기업공개 전 스페이스X의 텍사스와 테네시 시설을 방문해 이 계획을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다음 주 호손 캠퍼스도 방문할 계획이다. 상장을 앞둔 기업의 경영자가 기존 핵심 사업보다 새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통상 기업 경영진은 잠재 투자자에게 안정성과 일관성을 보여주려 한다.

투자자 반응은 엇갈린다.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한 투자회사 거버 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최고경영자는 이를 “환각적 사업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머스크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흥분을 끌어올리려다 “제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새 목표가 주주들이 그의 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고 봤다.

브라이언 퀸 보스턴칼리지 법학 교수는 "다른 기업에서 최고경영자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면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경우 사람들은 그를 믿거나 믿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온라인 게시물에서 스페이스X의 ‘우선순위 전환’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새 목표가 화성 계획을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를 현실화해 확보하는 역량이 달의 자가 성장 기지, 화성 전체 문명, 궁극적으로 우주 확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자들은 머스크의 일정은 자주 빗나가지만 장기 비전은 큰 기회를 만들어왔다고 본다. 스페이스X 투자자이자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X프라이즈재단 창립자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머스크가 방향성에서는 항상 옳았고, 시간표가 틀릴 수는 있지만 결국 도달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관건은 머스크의 새 구상이 실제 매출과 기술 로드맵으로 연결되는지 여부다. NYT는 "화성 도시라는 장기 목표가 유지되더라도, 상장 과정에서는 AI와 달 사업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와 투자자 신뢰를 좌우하는 전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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