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사실상 쫓겨나자, 한 전 대표 비토에 앞장섰던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당 親한동훈(친한)계가 거센 반격에 나서고 있다.
친한계 박상수 대변인은 18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계엄을 옹호하며 십자가 밟기와 인민재판 수준의 의총을 통해 한동훈 대표를 내쫓는 데 성공했다"며 "홍준표 시장 같은 자를 대선후보로 내세우면 보수 붕괴의 화룡점정을 찍으며 대선에서 9% 정도 득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날에는 친한계 박정훈 의원이 홍 시장을 향해 감정 섞인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홍 시장이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것에 대해선 비판하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탄핵에 찬성한 데 대해선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이중잣대를 들이밀었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살다 살다 이런 병X 같은 논리는 처음이다. 탄핵 찬성파 징계하자면서 탄핵에 찬성한 광역단체장들에게는 사정이 있어 찬성했을 것이라고?"라며 "홍 시장처럼 정치 오래 안 해서 잘 모르지만, 우리 당이 '정신병동' 소리 듣지 않고 다음 대선 때 이재명에게 정권 내주지 않으려면 몇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정도는 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계엄은 잘못된 것', '윤 대통령은 절차에 따라 본인 행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범죄자 이재명의 집권은 막을 수 있도록 신속한 재판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한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홍 시장과 나경원 의원을 싸잡아 "정치인의 주장이라기보다는 감정 섞인 저주나 비판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유린당할 때 어디 계셨냐고 묻고 싶다. 왜 국회로 와서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나. 왜 힘을 보태주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홍 시장은 그동안 윤 대통령 탄핵안 찬성 입장을 밝힌 한 전 대표와 일부 의원들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잘할 수 있었는데, 한동훈 같은 사람을 곁에 둔 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탄핵안이 통과된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성립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