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기 난사, IS 이념 영향 테러 추정…"현장서 IS 깃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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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2.16 18:59 수정2025.12.16 18:59

16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 /사진=AFP

16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 /사진=AFP

15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호주 시드니 유대인 축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호주 정부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테러로 보인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호주 공영 A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 범행은 IS 이념에서 동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10년 이상 지속해온 이 이념이 증오를 조장했고, 이번 사건에서는 대량 살인을 준비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저녁 호주 남동부 시드니의 유명 해변인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하누카 축제 행사장에서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 부자가 총기를 난사해 15명이 희생됐다.

앨버니지 총리에 따르면 아들 나비드는 2019년 시드니에서 체포된 IS 관련 테러 계획범과 연관성 때문에 호주 국내 정보기관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조사를 받았다.

앨버니지 총리는 "당시 정보 당국은 나비드와 그의 가족, 주변 사람들을 조사했고, 그와 연루된 2명은 기소·수감됐지만, 그는 주요 용의자로 여겨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치밀하게 계산됐고 냉혹했다"면서 "지금까지 수사 결과로는 총격범 2명 외 추가 용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6일(현지시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가 시드니 총기난사 사건에서 총격범과 맞선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를 위문하고 있다. /사진=AP

6일(현지시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가 시드니 총기난사 사건에서 총격범과 맞선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를 위문하고 있다. /사진=AP

맬 래니언 뉴사우스웨일스주(NSW) 경찰청장은 사건 현장에 있던 이들의 차량에서 급조폭발물(IED)과 함께 손으로 만든 IS 깃발 2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 이민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일 필리핀에 입국했다가 같은 달 28일 시드니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사지드는 인도 국적, 나비드는 호주 국적으로 입국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다바오델수르주에 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민다나오섬은 IS의 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으로 2017년에는 IS가 민다나오섬 라나오델수르주 마라위시를 점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호주 경찰은 이들의 여행 목적과 방문 지역, 여행 도중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만났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나비드는 범행 당시 경찰과 총격전에서 다쳐 병원에서 경찰 감시하에 치료받고 있으며, 사지드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15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파빌리온에서 추모객들이 본다이 비치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AFP

15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파빌리온에서 추모객들이 본다이 비치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AFP

한편, 앨버니지 총리는 사건 당시 사지드와 격투 끝에 총기를 빼앗아 피해를 줄인 '시민 영웅'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가 치료받는 병원을 방문, 아흐메드를 위로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앨버니지 총리는 "그(아흐메드)는 진정한 호주의 영웅"이라면서 "아흐메드는 우리나라의 가장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나라가 분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사지드가 총기 소지 면허를 받아 총기 6정을 합법적으로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데 따라 총기 규제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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