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팔아 45억 차익…법원, 개인소장 아닌 ‘사업’으로 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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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회사를 통해 적은 양의 미술품을 위탁 판매했더라도 지속적으로 소득을 창출했다면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95억원에 출품된 쿠사마 야요이, Pumpkin (MBOK), 2015 Acrylic on canvas, 130 x 160 cm ⓒ뉴시스

경매회사를 통해 적은 양의 미술품을 위탁 판매했더라도 지속적으로 소득을 창출했다면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95억원에 출품된 쿠사마 야요이, Pumpkin (MBOK), 2015 Acrylic on canvas, 130 x 160 cm ⓒ뉴시스
미술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해 수익을 올린 경우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지난 2월 13일 A 씨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소송비용도 A 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 84억어치 팔고 “소장품 처분” 주장

A 씨는 2018년 1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을 매입한 뒤, 2022년 1월 경매회사를 통해 위탁 판매해 45억2100만 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 또 A 씨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호박’을 포함한 타인 창작 미술품 16점을 총 84억여 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2023년 6월 미술품 ‘호박’ 판매로 얻은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두 달 뒤 해당 양도차익은 사업소득이 아니라며 15억3660만여 원의 세액을 감액 경정해 환급해 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종로세무서장은 같은 해 12월 6일 해당 양도차익이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며 경정 청구를 거부했다.

A 씨는 재판에서 “개인 소장가의 입장에서 미술품을 양도한 것이므로 양도차익은 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미술품 판매를 위한 인적·물적 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직접 고객을 유치한 것이 아니라 위탁 판매했을 뿐이어서 해당 소득은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반복 거래는 사업소득”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미술품을 거래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 아래 계속적·반복적으로 한 활동을 통해 얻은 소득은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한 기간과 타인 창작 미술품 판매를 통해 얻은 이익 규모 등을 고려하면 영리 목적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소득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인적·물적 시설의 보유나 직접적인 판매 행위는 필수 요건이 아니다”라며 “위탁 판매 방식을 택한 것은 거래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에 불과하고, 판매 대금과 이익이 원고에게 귀속되는 이상 위탁 판매 역시 판매 행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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