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제' 놓고 보복 난타전 … 美·이란 다시 전면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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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제' 놓고 보복 난타전 … 美·이란 다시 전면전 위기

입력 : 2026.06.28 17:51

미·이란 MOU 사실상 무용지물
호루무즈 해협 상선 피격에
美, 이란 드론기지 등 공습
이란은 중동 미군기지 타격
수십조 통행료 원하는 이란
美 '자유로운 통항'과 충돌

미군, 이란 군사기지 공습  미군 중부사령부가 2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위치한 1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중부사령부는 이 공격이 화물선 키쿠호를 향한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 중부사령부 X

미군, 이란 군사기지 공습 미군 중부사령부가 2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위치한 1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중부사령부는 이 공격이 화물선 키쿠호를 향한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 중부사령부 X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60일간의 휴전 약속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양측 간 모호한 양해각서(MOU)가 발단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주장하는 이란과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 간 충돌이 다시 전쟁 위기로 치닫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측이 종전 MOU에 서명한 지 열흘 만에 불거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피격이 미국의 반격, 이란의 보복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내세워 싱가포르 화물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했다. 미국은 이에 대한 방어권 차원의 반격이라며 이틀 뒤인 27일 이란의 미사일·드론 저정시설과 해안 레이더기지를 타격했다. 그러자 이란은 미 해군기지가 있는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공격하며 보복에 나섰다. 쿠웨이트군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방공망을 가동해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바레인 내무부도 공습경보 사이렌을 울린 뒤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했다.

사진설명

◆ 모호한 호르무즈 조항이 뇌관

이란은 해협 인근을 지나던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키쿠'호에 또다시 드론 공격을 가했다. 미국도 다시 응징 차원으로 이란의 군사 감시 기반시설, 통신 시스템, 방공 기지, 드론 보관 시설 등을 공습하면서 확전에 나섰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미군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치명적 타격 능력을 유지하며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호한 조항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MOU에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방안'을 함께 정립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CNN은 "사실상 이란 정부에 공식적인 호르무즈 해협 관리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빌미로 이란은 호르무즈 통제권을 움켜쥐고 안전 보장 서비스 수수료 개념으로 사실상 통행료를 걷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하고 있다. 게다가 MOU 체결 당사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등 온건파지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권을 갖고 있는 건 강경파인 IRGC란 점이 사태를 더욱 꼬이게 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여론 악화에 내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종전 합의에 나서면서 쟁점을 정리하지도 않고 사실상 칼자루를 쥔 이란에 휘둘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란과 체결한 임시 휴전협정의 모호한 표현들이 2주도 채 되지 않아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 이란, 해협 통제 포기 가능성 낮아

양국이 구상하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방향도 엇갈린다. 미국은 해협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 자유로운 통항을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최근 이란 반대편 오만 측 항로 통행량을 높이기 위해 항로를 양방향으로 확장하는 한편 상선들에도 오만 항로 이용을 권장하며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국의 통행 허가를 전제로 영구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으며, 오만 측 수로 활성화에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오만 측 통행량이 늘면 이란이 항로 정보 제공 등을 구실로 부과하려던 서비스 수수료를 챙길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 미·이란 후속 회담 개최 불투명

문제는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재미를 본 이란이 매년 최소 수십조 원 규모의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통제권을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H A 헬리어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이란은 더 큰 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국제 해운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수위가 조절된 저강도 강압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란에 무릎을 꿇었다는 국내외 비판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한 이란의 지속적인 공격을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우리가 더 이상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고 위협했다. 지난 21일 스위스에서 열린 첫 고위급 협상에 이어 진행될 예정이던 실무회담도 정상적인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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