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주말 동안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3% 넘게 오르며 장 중 한때 배럴당 80달러(약 12만 원)에 근접했다. 중동전쟁 휴전으로 국제유가는 이달 60달러 선까지 떨어졌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다시 상승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국내 원유 수급 긴급 점검에 나서면서 “7, 8월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장 중 한때 전장보다 3.67% 상승한 배럴당 75.08달러까지 올랐다. 이번 달 6일 WTI가 68.55달러에 거래되며 70달러 아래로 내려간 지 5거래일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장중 3.79% 오른 배럴당 79.80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12일(현지 시간) 미국은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위반했다며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미국과 이란은 세 번째 공습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특히 미국은 이번 공습에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기지, 해군 전력, 탄약 저장 시설, 통신망, 해안 감시 시설 등 약 140개 군사 표적을 공격했다고 강조했다. 이란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요르단 등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반격을 가했다.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하고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해협을 봉쇄한다고 발표하면서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커졌다. 미국과 이란이 공습을 주고받는 도중 이 같은 발표가 나오면서 국제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이날 국내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았다. 대개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고조될 때 국제 유가와 금융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만큼 이번 주 역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중동발 원유 공급망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자, 정부는 국내 원유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산업통상부는 13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신학 차관 주재로 정유·해운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유 수급 상황 긴급 점검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동향,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7, 8월 원유 도입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아 단기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국내 정유업계가 확보한 7, 8월 원유 도입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업계와 실시간 소통하고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필요하면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 차관은 “국민 생활에 불안이 없도록 수급 동향을 철저히 점검해 달라”며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석유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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