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안보수장, 3개월새 3번 방북
쿠르스크 복구 6000명 파병 합의
지뢰 제거-사회기반시설 재건 담당
누적 北파병 인원 2만명 넘게 돼
● 3개월간 평양 세 번 찾은 쇼이구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이날 쇼이구 서기의 방북 및 회담 내용을 보도하며 “김 위원장은 러시아로 지뢰 제거 작업을 위한 공병 1000명, 파괴된 사회기반시설 복구를 위한 군 건설병 5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쇼이구 서기는 또 “양국 정상은 전투에 참여한 북한 병사들의 공훈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해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 측 참여 아래 평양에 기념관과 박물관이 포함된 기념 복합단지 건립 문제도 논의됐다”고 했다.
쇼이구 서기는 푸틴 대통령의 특별 임무를 안고 이달 4일에 이어 13일 만에 평양을 다시 찾았다. 일각에선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지역을 향한 공세에 나선 가운데 북한에 추가 전투 병력과 군수물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이번 파병은 북-러가 지난해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조약에는 ‘어느 한 측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는 경우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상호 방위 조항이 포함돼 있다.특히 이번 방북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폭격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미국이 중동에 집중하는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위한 확실한 모멘텀을 잡기 위해 북한의 지원을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던 이란에 예방적 타격을 단행한 가운데, 북-러가 핵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도 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대전략에서 시급한 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러-북의 전략적 밀착은 국제 질서의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전략적·이념적 동맹 관계를 지향한다”고 분석했다.
● 북, 美 향해 “침략적 기도” 비난
미국의 대화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넘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군사 대응 등 역할을 확대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두고 “지역 패권을 부지해 보려는 미국의 침략적 기도”라고 주장한 것. 조선중앙통신은 김혁남이라는 개인 명의 논평을 통해 “유연의 보자기를 씌워 악성으로 진화시킨 미국의 뿌리 깊은 침략 교리”라며 “주한미군을 지역기동군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분쟁과 전장에 직접 투입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요 지역에 대한 주한미군 진출이 현실화되면 한국이 가장 효과적인 제1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미한(한미)동맹의 종속적 구조하에 얽혀진 한국군 참전 역시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또 “현 미 행정부의 출현과 함께 날로 무모해지는 적들의 도발적 행태는 우리로 하여금 가장 압도적이며 공세적인 억제력의 갱신 구축과 강력한 행동적 경고의 실행에 임해야 할 당위성과 절박성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영변 추가 핵 시설 건설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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