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오만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7차전 홈경기를 하루 앞둔 1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고양|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누군가 ‘기량 저하’를 거론하고, 다른 이는 리더십에 물음표를 던지지만, 우리에게는 최고의 영웅이자 영원한 캡틴이다. 때로 고난이 따를지언정 축구국가대표팀 에이스 손흥민(33·토트넘)은 주저앉지 않는다. 또 한번의 월드컵 본선을 향한 한국축구의 마지막 여정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그는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손흥민은 오만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7차전을 하루 앞둔 1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시 원팀으로 뭉쳤다. 선수들 모두가 올해 첫 경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좋은 경기를 하겠다는 책임감으로 가득하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은 11회 연속,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목표는 분명하다. 3월 홈 2연전 전승이다. 오만전에 이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요르단과 8차전까지 잡으면 북중미행 티켓을 거머쥔다. 6차전까지 4승2무, 승점 14로 조 선두에 올라있다.
“월드컵 조기 진출도 물론 중요하나, 임박한 경기부터 집중해야 한다. 우선 오만전을 잘 치르겠다”고 다짐한 손흥민의 선발출전은 기정사실이다. 2024~2025시즌 토트넘이 극도의 부진에 휩싸인 가운데 영국 현지에선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를 거론하고, 과거에 비해 속도가 붙지 않는 화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손흥민의 존재감은 충분히 빛난다. 여전히 타이틀 획득의 가능성이 남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의 3골·2도움을 포함해 이번 시즌 공격포인트는 23개(11골·12도움)다. 토트넘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출중한 성적표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최근 교체 빈도가 늘었으나 몸 상태는 최고다. 여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다”며 강조했다.
대표팀에서 영향력도 마찬가지다. 태극마크를 달고 통산 131경기를 뛰며 51골을 뽑은 손흥민이 나설 때마다 새 역사가 쓰인다. 오만전과 요르단전을 다 뛰면 A매치 개인 최다출전 공동 3위(이운재)에 오르고, 올 하반기에는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과 홍 감독이 공동으로 보유한 1위 기록(136경기)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A매치 개인통산 득점에서도 단독 2위로 선두인 차 전 감독(58골)과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부상 여파로 건너뛴 10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9월과 11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경기에서 3골을 뽑았다. 11월에는 2경기 연속골로 홍 감독을 흐뭇하게 했고, 앞선 9월 오만 원정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늘 그렇듯 개인보다 팀에 집중했다. “솔직히 기록에 대한 큰 감흥은 없다. 많은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며 “내 역할이 있다. 찬스를 만들고 좋은 선택으로 기회를 열어 해결해야 한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