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더 지독하고 끔찍"…유치원 교사들 한숨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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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 사진 =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이수지 / 사진 =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유치원 교사의 현실을 풍자한 이수지의 영상에 대해 현직 교사가 실제 교육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1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한 14년 차 유치원 교사 A씨는 해당 영상을 먹먹하고 서글픈 마음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상이 유치원 교사들 사이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됐고, 다음 날이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반향이 컸다고 전했다.

A씨는 "영상 속 상황은 실제 유치원 현장에서 쉽게 마주하는 장면들"이라며 "현실에서는 더 기막히고 가혹한 일도 벌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물티슈를 쓸 때 특정 성분까지 맞춰 달라는 요구가 들어오거나, 부모가 늦었음에도 교사에게 사과하지 않고 아이만 달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아이 아빠가 화가 많이 났다"고 말하는 학부모도 자주 겪는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이 표현이 유치원에 더 조심하라는 압박처럼 받아들여진다"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보호자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아이가 모기에 물리거나 혼자 넘어졌을 때 교사 책임으로 돌리는 사례도 제시했다.

교사들이 일상적으로 받는 요구는 생활지도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A씨는 아이가 게임에서 져 속상해한다거나, 특정 친구와 어울리지 않도록 봐달라는 요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핫이슈지 유튜브

사진=핫이슈지 유튜브

전염성 질환이 있는 아이를 등원시키는 경우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열감기, 장염, 수족구병 같은 전염성 질환이 있어도 '아이가 심심하니 보내겠다'며 잘 봐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했다. A씨는 "이 경우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어려워진다"며 "주변 아이들에게 전염될 위험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아주 강하고 치료제나 백신도 없는 데다 면역마저 생기지 않는 질병이다. 독감과 함께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아야 하는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주요 전파 경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디. 병에 걸려도 등원하는 아이가 많다는 의미다.

현장 여건은 충분하지 않다. 한 학급에 많게는 24명까지 배치되지만 교사는 1명뿐이라며, 모든 아이를 돌보면서 각종 민원까지 함께 대응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수지가 공개한 유치원 교사 풍자 영상은 과도한 학부모 간섭과 민원에 시달리는 현장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감과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직 교사들의 반응까지 이어지면서 유아교육 현장의 교권과 돌봄 부담을 둘러싼 논의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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