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에 발암 물질? 걱정 안 하고 먹어도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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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주식인 한국 사람들에게 현미는 건강식품의 상징과도 같다. 실제 현미는 백미보다 영양 측면에서 우수하다. 섬유질은 백미에 비해 6배가 더 많고, 마그네슘, 칼륨, 철분, 비타민 B 함량도 더 높다.

현미는 섬유질이 풍부한 겉껍질인 겨, 식물성 지방·항산화제·비타민이 포함된 쌀눈(배아), 그리고 단순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을 함유한 배유(전분 층)를 모두 포함한 통곡물이다. 반면 백미는 도정 과정에서 겨는 전부, 쌀눈은 약 80% 제거 돼 사실상 배유만 남은 정제 곡물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현미와 같은 통곡물 식품을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비만, 일부 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현미의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최근 현미를 섭취하는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산 쌀을 분석한 결과 현미에서 백미보다 48.4% 높은 무기 비소 함량이 측정된 것. 무기 비소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중금속으로, 체내 축적되면 암, 신경계 장애,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벼는 대개 논에서 재배한다. 토양이 물에 잠기면 땅속의 비소가 용해된다. 벼가 이를 다른 영양 성분과 함께 흡수해 축적한다.

다행인 것은 미국 미시간주립 대학교의 연구 결과 미국산 쌀(백미와 현미 모두)의 비소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 기준치 이하였다. 다만 현미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생후 6~24개월 어린이는 비소 노출 수준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영·유아의 경우 체중 1㎏당 하루 0.295㎍(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의 무기 비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이는 국제 식품 안전 당국의 권장 기준인 0.21㎍을 초과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산 쌀은 어떨까? 2018년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에 의하면 현미와 백미의 무기 비소 평균 함량은 각각 0.11mg/kg과 0.07mg/kg이었다. 이는 WHO와 세계식량기구(FAO) 식품 기준 오염물질분과위원회(CCCF) 권장 기준인 현미 비소 함량 0.35mg/kg에 견줘 매우 안전한 수준이었다.

또한 지난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현미 섭취로 국민이 노출될 수 있는 무기 비소 함량을 조사한 결과 0.015㎍/㎏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시간주립대 연구에서 확인된 미국산 쌀의 무기 비소 함량(0.1~0.46µg/㎏)보다 훨씬 더 낮다.

우리나라는 쌀을 자급자족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현미에 포함된 무기 비소로 인한 건강 악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들은 현미가 백미보다 훨씬 더 영양가가 높기 때문에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그래도 뭔가 꺼림직 하다면 조리 과정에서 비소 함량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쌀을 30분 동안 불린 후 여러 번 씻어 깨끗하게 헹군다. 앞서 밝혔듯 비소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많이 씻으면 비중이 줄어든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쌀을 물에 불리는 대신 살짝 데친 후 밥을 지어도 된다.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쌀을 5분간 끓는 물에 데친 후 깨끗한 물에 앉혀 밥을 지으면 비소 함량을 현미의 경우 절반, 백미의 경우 2/3를 줄일 수 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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