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도 더 컸으면’…아이 키성장 주사 주의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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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2021년 13만 → 2024년 27만 증가
급여 3% 불과한데 비급여 年1000만원…“전문가 검사·상담 필수”

뉴스1
자녀가 ‘1㎝라도 더 컸으면’ 하는 마음에 성장호르몬 치료제, 일명 ‘키 크는 주사’를 생각해 본 보호자가 많을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이 지나고부터 여자아이들은 키가 훌쩍훌쩍 자라는 데 비해 남자아이들은 키가 제자리에 머무는 듯 보여 이러한 고민이 커지기도 한다.

여아 키가 남아보다 빨리 크는 이유…“사춘기와 호르몬 분비 등 차이”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전문가들은 생물학적 요인과 호르몬 분비 등으로 여아의 키가 더 빨리 크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성장호르몬 치료제 사용을 결정할 때는 키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건강과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며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키가 더 빨리 크는 이유는 사춘기 시작 시점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사춘기가 시작되며 성장 속도가 증가해 키가 가장 빨리 크는 시기인 PHV(peak height velocity)가 오는데 여자아이들은 이 시기가 12세쯤이지만 남자아이들은 여아보다 사춘기와 PHV가 1~2년 정도 늦게 시작된다.

여자가 18~24개월 정도 빠르게 성장을 시작하는 셈인데 해당 시기에 여자가 연 8~9㎝를 큰다면 남자는 연 10~11㎝ 자라게 돼 남자가 최종 키는 더 크게 된다. 이외에도 성호르몬과 성장판이 닫히는 시점, 유전적 요인과 운동량 및 수면 습관 등 환경적 요인도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한편 이러한 사실에도 아이의 키 성장이 더딘 것 같아 불안해하며 ‘키 성장 치료제’를 찾아보는 보호자들이 많다. 실제로 성장호르몬 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3년만 2배↑…비급여 97%, 비용·부작용 부담 커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를 살펴보면 2021년 13만 8537건, 2022년 19만 1건, 2023에는 24만 7541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6만 9129건으로 증가했다. 처방인원 역시 2021년 1만 6711명에서 2023년 3만 783명으로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이는 키 하위 3%에 해당하는 저신장이나 터너증후군·소아만성신부전 등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질환에 대한 통계로, 비급여 처방을 포함하면 처방 규모는 훨씬 커지게 된다. 의료계는 성장호르몬 치료제 비급여 처방을 전체의 97%로 추산하고 있다.

급여가 적용되는 성장호르몬 주사제는 월 본인부담금이 8만원대로 연간 약 100만원 내외다. 그러나 저신장 등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간 비급여 진료로 분류돼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월 약제비만 약 70만원이며 연간 치료비는 1000만원가량으로 알려진다. 체중이 늘수록 용량과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비만 아동이나 청소년 후기인 경우 비용 부담이 더 크다.

비용 부담과 함께 부작용 발생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 관련 이상 사례’는 2020년 660건에서 2023년 1626건으로 급증했다.

가장 많이 신고된 이상 사례는 △전신 장애 및 투여 부위 병태(주사 부위 통증·출혈·타박상 등) △감염 및 기생충 감염(바이러스 감염·비인두염·인플루엔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피부 및 피하 조직 장애(두드러기·발진·가려움증 등) △각종 신경계 장애(두통·어지러움·졸림·감각 저하 등)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초기 치료 시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무릎과 허리 등에 관절통과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두통과 시야 흐림, 메스꺼움과 혈당 조절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과한 치료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최종 키가 기대보다 작아질 우려가 있다.

전문가 “뼈 나이·유전적 특성 등 전문가 상담과 맞춤 치료 필수”

이러한 비용 부담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정상 키 범주에 속한 아이들 가운데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는 이들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성장호르몬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추적이 필수라며 무조건적 사용은 기대 이하의 결과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튼튼어린이병원장)은 “아이의 뼈 나이와 성장 속도, 유전적 특성을 미뤄봤을 때 기대되는 키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고 상담 후 반드시 전문가의 정확한 맞춤치료가 필요하다”며 “키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건강과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치료 전에는 성장호르몬 유발 검사를 받는데 이는 비급여에 해당한다. 보통 2가지 종류의 자극제를 사용한 검사를 하며 병원에 따라 100~200만원 수준 비용 든다. 처방이 이뤄지게 되면 1~3년 동안 일주일에 6일가량 치료제를 투여한다.

최 회장은 개별 환아의 유전적·대사적 특성뿐 아니라 식습관과 심리요인·환경 등을 통합 분석하는 소아청소년 정밀 의료(검사)를 통해 맞춤형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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