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융합촉진법 개정
검토기간 30일→15일로 줄여
신산업 특례 유효 기간도 확대
국내 로봇 기업 에이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했지만, 정작 실증 단계에서 가로막혔다.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해 다양한 기능을 검증해야 했지만, 산업안전보건법상 이족보행 로봇에 적용할 표준과 안전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규제샌드박스 규제특례심의위원회가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함께 로봇의 안전성을 확인한 위원회는 에이로봇의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이후 에이로봇의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는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었다. 해당 로봇은 향후 인간이 수행하던 반복 작업을 대체해 산업재해 위험을 낮추고, 산업 현장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 도입된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새로운 산업융합 제품과 서비스가 기존 규제에 가로막혀 시장 진출이 지연되지 않도록 돕는 제도다. 기업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거나 면제해주는 구조다. 산업통상부가 운영하며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대한상공회의소가 제도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혁신 기술들이 늘어나면서 제도 적용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총 934건의 사업 기회가 부여됐다. 승인 기업 중 488곳의 누적 매출은 1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투자유치 금액도 5995억원에 달했다.
앞으로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규제 심의 기간을 단축해 더 많은 신기술의 시장 유입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산업융합촉진법'이 개정되면서 '패스트트랙 도입' '규제특례 유효기간 확대' 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과제도 규제특례심의위원회 심의를 재차 거쳐야 했지만 개정안 시행에 따라 관계부처 검토 기간이 기존 30일에서 15일로 단축됐다. 또 장기 기술 검증이 필요한 신산업의 경우 규제 특례 유효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공지능(AI)·바이오·첨단 로봇 분야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실증에 몰두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도 운영 방식도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개별 기업의 신청에 따라 규제 애로를 해소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정부가 첨단 신산업 분야 규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사업자를 공모한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인 맞춤형 규제혁신 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규제를 완화하는 만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소비자 보호장치도 촘촘해졌다. 우선 허위·과장 광고를 통한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특례 취소가 가능해졌다. 또 특례가 종료된 이후에 제품이 불법으로 유통될 경우 회수·폐기 명령이 내려지거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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