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AI 서밋 "의료 AI의 핵심은 기술보다 거버넌스와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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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케어 AI 써밋 2025 참석자 단체 사진

헬스케어 AI 써밋 2025 참석자 단체 사진

대한의료정보학회는 지난 22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헬스케어 AI 써밋 2025’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거버넌스, 윤리, 그리고 실행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단순한 최신 기술 소개를 넘어 의료 현장에 AI를 도입할 때 마주하는 제도적 장벽과 윤리적 딜레마, 이를 돌파할 실질적인 경영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종엽 학회 이사장(건양대병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의료 AI 거버넌스, 의료 AI 윤리, 의료 AI 실무개론 등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병원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최고의료정보책임자(CMIO), 디지털 전략 책임자 등이 참석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오전 세션에선 정명진 삼성서울병원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소장의 진행으로 의료 AI의 정책적 기반을 다뤘다.

첫 연자로 나선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한국 의료 AI의 ‘투자 역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신 실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활용성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진입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현장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수가 체계 개편과 가치 기반의 보상 모델이 시급하다”고 했다.

손명희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메이요 클리닉 등 글로벌 선도 병원 사례를 분석하며 “스마트 병원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환자 여정을 재설계하는 운영 모델의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오후 세션은 최병관 부산대병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의료 데이터의 윤리적 쟁점을 심층 논의했다.

유소영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데이터 심의위원회(DRB)의 역할을 재조명하며 “데이터 활용의 법적 정당성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게 데이터 거버넌스의 핵심”이라고 했다.

김형진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AI의 ‘블랙박스’ 문제를 거론하며, “설명 가능한 AI(XAI) 없이는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이는 곧 임상 적용의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세션에선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실제 임상 적용 사례와 한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박유랑 연세의대 교수와 한현욱 차의과학대 교수는 글로벌 트렌드와 임상 활용 현황을 공유하며 “AI가 연구실을 넘어 진료실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와 워크플로우 통합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행사를 총괄 기획하고 진행한 양광모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폐회사에서 “이번 써밋은 AI 기술의 화려함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거버넌스와 윤리라는 무거운 숙제를 정면으로 마주한 자리였다”며 “오늘 논의된 날카로운 시각들이 각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전략 수립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한의료정보학회가 주최하고 한국보건복지인재원과 의료인공지능융합인재양성사업단, 삼성서울병원이 후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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