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1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2.19 뉴스1
헌법재판소가 24일 오전 10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을 선고한다고 20일 밝혔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지 87일 만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보다 먼저 선고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총리 선고기일이 윤 대통령보다 먼저 잡힌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 불안정한 상황을 오래 끌지 말고 빨리빨리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탄핵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윤석열 행정부 들어 30번째 탄핵 시도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 대행에게 ‘19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고 최후 통보를 했는데, 최 대행이 임명하지 않았다”며 “탄핵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심야 의원총회에서 최 대행을 당장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과 ‘줄탄핵’ 역풍도 고려해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최종 결정권을 위임받은 지도부가 결국 탄핵을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발의 시기는 못박지 않았다. 특히 국회 본회의 개의 권한이 있는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당장의 탄핵 추진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라 실제로 관련 절차가 진행될진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경북 경주교촌마을 ‘최부자 아카데미’에서 열린 민생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03.20
박 원내대표는 “의장도 위헌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의장실 관계자는 “당장 최 대행의 탄핵을 추진하면 행정부가 공백 상태에 놓인다는 점에서 의장은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최 대행이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할 경우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최 대행 측은 이에 대해 “(자진사퇴를)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 대행을 겨냥해 “국민 누구나 즉시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말한 뒤로 최 대행에 대한 경호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으나 최 대행은 “경호를 강화하지 말고 평상시대로 하라”는 뜻을 대통령경호처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