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소득마을' 공모 과열 조짐…"보조금 부정 집행 등 철저히 막아야"

2 hours ago 3

'햇빛' 이름 붙인 협동조합 급증
주민참여 취지 훼손 우려 확산

  • 등록 2026-05-11 오전 5:10:03

    수정 2026-05-11 오전 5:10:03

전남 영광군에 조성된 풍력·태양광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전경. (사진=영광군)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공모 단계에서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칫 정부 보조금·융자에 대한 편법·부정 수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꼼꼼한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녹색전환연구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햇빛소득마을 구상을 밝힌 이후 ‘햇빛’ 명칭을 단 협동조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작년 말까지 ‘햇빛’이란 명칭을 포함한 조합은 197개였는데 4월까지 320개로 급증했다. 올 들어 4개월 동안에만 123개가 늘어났다.

이는 햇빛소득마을에 대한 현장의 큰 관심을 반영한다. 정부는 지난해 누적 36기가와트(GW)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규모를 2030년까지 100GW로 대폭 늘리겠다며 햇빛소득마을 조성 사업 추진을 예고했다.

주민 10인 이상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300킬로와트(㎾)~1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발생한 수익을 마을에 배분하는 구조다. 정부는 올해 첫 사업에서 500개 이상 마을을 선정해 보조금과 저리 융자 혜택을 주기로 하고 5월 말까지 희망 마을의 접수를 받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2500개 마을을 햇빛소득마을로 지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문제는 큰 관심과 함께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편법 조짐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일부 재생에너지 종합서비스 기업(ReSCO)이 주민 자부담금을 대신 내주거나 면제해주겠다며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양광 기업과 마을주민 조합이 발전설비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이면계약을 맺거나, 정부 지원을 전제한 사업권만 선점한 후 수수료만 받고 사업권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일이 빈발할 경우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핵심인 태양광 사업을 통한 주민소득 창출이란 취지가 훼손되고 사업이 외부 사업자의 보조금·융자 확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

녹색전환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햇빛’ 협동조합 증가는 사업자가 공모 요건을 맞추기 위해 급조한 결과일 수 있다”며 “협동조합 설립에는 통상 수개월 이상의 합의 과정이 필요한데 단기간에 급조된 조합이 사업 주체가 될 경우 마을 갈등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태양광 보급 사업에서도 보조금·융자 집행 과정의 위법·부적정 사례가 대거 적발된 바 있는 만큼, 햇빛소득마을 역시 시작 단계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무조정실은 앞선 2022~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태양광 등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비위 사례를 점검했고 이 결과 5년간 투입된 12조원 중 8440억원에 이르는 수천 건의 위법·부적정 사례가 적발돼 시정 조치된 바 있다.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에너지공단도 최근 부정행위 신고 안내를 내고 대응에 나섰다. 공단은 마을과 기업 간 사업비 부정 조달, 편법 계약, 기업 간 사업권 불법 거래, 허위·과장 영업, 주민자치 침해 등을 주요 부정행위 유형으로 제시하고 신고 접수와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자기 부담이 적은 사업일수록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과정에서 편법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사업 설계부터 심사, 사후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주민 참여 실태와 수익 배분 구조를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