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H리그 결산 남자부] 두산 왕조 몰락과 인천의 두각으로 더 뜨거웠던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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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H리그 결산 남자부] 두산 왕조 몰락과 인천의 두각으로 더 뜨거웠던 시즌

입력 : 2026.05.13 10:29

지난해 11월 막을 올린 남자부는 약 6개월 동안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78경기를 치렀다. 시즌을 관통한 키워드는 ‘생존’이었다. 각 팀은 끊이지 않는 부상 악재 속에서 버텨야 했고, 결국 선수층과 운영 능력이 순위를 갈랐다.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는 단순히 우승팀만 바뀐 시즌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이어진 질서가 흔들렸고, 그 틈에서 새로운 흐름이 등장했다.

인천도시공사의 첫 통합 우승은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남자 핸드볼 판도의 변화를 상징하는 결과였다.

사진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인천도시공사

사진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인천도시공사

■ 인천도시공사, 변화로 새로운 시대 예고

무엇보다 가장 강렬했던 장면은 인천도시공사의 등장이다. 우승 후보로 크게 거론되지 않았던 팀은 시즌 내내 가장 빠르고 공격적인 핸드볼을 선보이며 리그를 지배했다. 장인익 감독 체제 아래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된 인천은 경기 템포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렸고,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전에 승부를 끝내는 스타일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인천은 21승 4패(승점 42점)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제패하며 창단 20년 만에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남자부 최초로 단일 시즌 700골을 돌파한 733골은 인천 공격력이 얼마나 폭발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중심에는 ‘공포의 쓰리백’이 있었다. 이요셉, 김진영, 김락찬이 만들어낸 백코트 라인은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조합이었다. 세 선수는 빠른 트랜지션과 과감한 돌파, 중거리 슛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여기에 박영준과 박동현, 전진수가 버틴 수비 조직력까지 더해지며 인천은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연패하지 않는 안정감까지 보여줬다.

■ SK호크스, 견고한 수비 강력한 한방이 아쉬워

SK호크스는 가장 견고한 수비를 갖고도 정상 문턱에서 또 한 번 멈춰 섰다. 15승 2무 8패(승점 32점)로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친 SK호크스는 3년 연속 ‘2위’라는 같은 결과표를 받아들었다.

579실점으로 리그 유일의 500실점대 수비를 구축했지만, 공격이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득점왕 출신 박광순이 어깨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점이 치명적이었다. 인천과 상대 전적에서는 우위를 보였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챔피언결정전에서 공격의 무게감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사진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SK호크스와 하남시청 경기 모습

사진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SK호크스와 하남시청 경기 모습

■ 하남시청, 왼손잡이 부재의 아쉬움

하남시청은 수비로 버틴 시즌이었다. 박재용 골키퍼는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방 능력으로 팀을 지탱했고, 수비 조직력 역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공격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이현식과 서현호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면서 팀 특유의 속도감 있는 공격이 크게 약화됐다. 특히 왼손잡이 라이트백 부재는 시즌 내내 하남시청 공격 전개의 한계를 드러냈다.

■ 두산,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어우두’ 신화 끝

두산의 추락은 가장 상징적인 변화였다. 통합 10연패를 이끌었던 절대 강자는 10승 1무 14패(승점 21점)로 4위에 머물렀고,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문제는 단순한 성적이 아니었다. 두산은 시즌 내내 ‘두산답지 않은’ 경기력을 반복했다. 김동욱을 시작으로 정의경, 조태훈, 강전구까지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이탈했고, 수비 시스템이 완전히 흔들렸다. 공격은 여전히 리그 상위권 수준이었지만 실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왕조를 지탱하던 균형이 무너졌다. 다만 수비수 이성민이 공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미래를 위한 작은 수확이었다.

■ 충남도청, 팀 최다승 달성으로 리그 활력 불어넣어

충남도청은 순위 이상의 박수를 받았다. 9승 2무 14패(승점 20점)로 5위를 기록한 충남도청은 창단 이후 최다승을 달성하며 확실한 반등을 이뤄냈다.

특히 육태경의 성장은 리그 전체를 놀라게 했다. 김태관의 부상 공백 속에서 기회를 잡은 육태경은 164골을 기록하며 단숨에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올라섰다. 경기 운영의 기복과 실책은 남았지만, 강한 돌파와 자신감 있는 슈팅은 충남도청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 상무 피닉스, 호화 멤버 합류에도 부상으로 아쉬운 시즌

상무 피닉스는 가장 안타까운 팀이었다. 오황제, 진유성, 차혜성, 유찬민 등 화려한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부상이 시즌을 집어삼켰다. 핵심 선수들이 번갈아 이탈하면서 조직력을 만들 기회조차 부족했고, 결국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번 시즌 남자부는 결국 ‘누가 가장 강한가’보다 ‘누가 끝까지 버텼는가’의 싸움에 가까웠다. 그 과정에서 인천도시공사는 가장 빠르게, 가장 젊게, 가장 과감하게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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