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를 앞두고 하남시청은 풀이 죽어있었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하며 하남시청의 공격을 이끌었던 신재섭이 입대하면서 그 공백을 어떻게 매울 것인지 쉽사리 해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침 정재완이 부상에서 돌아오는 만큼 세이브왕 박재용으로 이어지는 방어막을 구축하겠다는 게 백원철 감독의 구상이었지만, 시원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하남시청은 젊은 선수가 대부분이라 그동안 생동감 있는 플레이를 펼쳐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즌은 시작했고, 1라운드는 기대를 모았던 수비가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득점(131골)보다 실점(135골)이 더 많을 정도로 수비가 받쳐주지 못했다. 1승 2무 2패를 기록했는데 하남시청으로서는 천만다행이었다. 무승부를 기록한 두 경기 모두 1점 차로 뒤지다 막판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만일 1라운드에서 이 두 경기를 패했더라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웠을 것이다.
2라운드는 공격이 살아나면서 2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도약 단계에 접어들었다. 144골(평균 28.8골)로 공격을 올라왔는데 수비에서 136골(평균 27.7골)을 내주며 수비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었다. 끌어올린 공격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3라운드에는 136골을 넣으며 공격이 주춤했지만, 수비에서 127골만 내주면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4라운드에는 153골(평균 30.6골)을 넣고 120골(24골)만 내주면서 최강의 공격을 선보였다. 이번 리그 통틀어 최다 골인 40골을 넣는 등 그야말로 화려한 공격 핸드볼의 진수를 선보였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공격라인이 삐그덕거리면서 5라운드에는 125골밖에 넣지 못하면서 연패 빠져 4위 인천도시공사에 쫓기다 겨우 3위를 확정했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레이스였다.
조은희 맥스포츠 핸드볼 전문 해설위원은 “상승세를 타면 그 누구도 넘어뜨릴 것 같아서 하남시청이 진짜 뭔가 일 내겠구나 이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후반에 갑자기 휘청하니까 거기에서 치고 올라오지 못하면서 좀 아쉬웠다. 시원시원하고 굵직굵직한 선을 가진 80, 90년대 한국 남자 핸드볼 스타일을 보여줘서 너무 좋았다. 어쨌든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면서 굉장히 재미있는 핸드볼을 보여주었다”라고 설명했다.
하남시청은 이번 시즌 25경기에서 689(평균 27.56)골을 넣고, 652(평균 26.08)골을 실점했다. 6팀 중 가장 많은 득점을 했지만, 실점은 4위였다. 한마디로 공격적인 플레이로 많은 실점을 커버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지난 시즌에는 14승 3무 8패로 3위를 차지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12승 3무 10패로 3위에 올랐다. 마지막 5라운드의 1승 4패가 아쉬웠다. 가라앉은 상태로 시즌을 마무리하다보니 플레이오프에서도 잘나갔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아쉽게 마무리했다.
하남시청은 중거리 슛으로 227골을 넣었고, 6m에서 175골, 속공으로 102골을 넣었다. 돌파에서도 6팀 중 가장 많은 82골을 넣어 다양한 공격을 선보였고, 7미터 드로에서 65골, 윙에서 26골을 기록했다. 도움도 290개로 인천도시공사 다음으로 많아 개인 플레이와 협업 플레이가 조화를 이뤘다. 수비에서는 블록샷은 보통이었는데 스틸은 적었다. 2분간 퇴장도 상무 피닉스와 함께 가장 적었다. 골키퍼 세이브에서는 309개로 4위를 기록하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박재용 골키퍼가 부상으로 몇 경기 출전을 못한 공백이 컸다.
하남시청은 득점왕과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박광순이 174골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중거리 슛으로 112골을 기록할 정도로 파워를 자랑했다. 돌파에서 강점을 보인 서현호가 89골, 7미터 드로와 윙에서 활약한 유찬민이 71골, 강력한 중거리 포를 선보인 박시우도 71골, 속공과 6m슛이 좋았던 김지훈이 62골, 이번 시즌 궂을 일을 마다치 않은 피벗 강석주가 54골, 시즌 초반 신인으로 돌풍을 일으킨 차혜성이 35골과 3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의 핵이었던 정재완은 34골에 17개의 도움과 18개의 블록샷을, 박영길은 23개의 도움으로 하남시청의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박재용 골키퍼는 251개 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올랐다.
이상은 해설위원은 “신재섭이 입대했는데도 이번 시즌 공격력이 되게 좋아져서 재미있는 핸드볼을 보여주었다. 빠른 스피드와 패스워크가 있었고, 박광순 선수가 빵빵 터트려 줬다. 초반에는 차혜성 선수가 신인임에도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후반으로 가면서 수비가 좋아지면서 박재용 골키퍼도 잘 막아줬다. 반면에 중요한 순간에 실책이 나오면서 넘어간 경기들이 조금 있었다. 실책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들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다”라고 평가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