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USIM) 해킹 사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 지도를 받아 신규 가입 영업이 중단됐던 SK텔레콤이 신규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과기정통부의 행정 지도가 24일을 기점으로 해제되면서다. SK텔레콤이 신규 고객을 받는 건 지난 5월 5일 이후 51일 만이다.
과기정통부는 23일 "행정 지도를 통해 SKT에 부여한 신규 영업 중단을 24일부터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SKT가 향후 교체 수요 이상으로 유심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새로운 예약 시스템이 시행되고 안정화됐다"며 "유심 부족과 관련해 SKT에 내린 행정 지도의 목적이 충족되어 신규 영업 중단을 해제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지난달 1일 SK텔레콤의 유심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행정 지도를 내린 바 있다.
과기정통부의 이번 조치로 그 동안 유심 교체에 집중하던 전국 2600여개 SK텔레콤 대리점 'T월드' 매장에서는 24일부터 신규 영업이 가능해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침해 사고와 관련해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위한 지원은 계속해서 진행하겠다"며 "현재 유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 주 개편된 유심 교체 신청 사이트를 활용해 희망 일정에 맞춰 교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의 신규영업 재개 시점에 대해 "그동안 유심 교체 수치, 유심 확보 물량 등 유심 교체 관련 추이를 브리핑을 통해 계속 전달해왔다"며 "과기정통부가 이러한 추이 등을 반영해 재개 시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이후 총 24회의 대면 브리핑을 진행했다.
영업 재개 이후 지원금이나 판매장려금 향상 등의 정책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신규영업 재개로 불법 보조금이 늘어나는 등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은 51일 간의 신규 영업 중단으로 인한 대리점 등 유통망 보상 대책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나 시점 등은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보상은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영업재개를 두고 '과기정통부가 섣불리 영업 재개를 결정한 것이 아닌가'리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은 "해킹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신규 영업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때문이다"라며 "유심 재고가 확보된 것이 확인됐기에 신규 영업을 재개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