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 노출이 인간의 기억력과 사고력, 이동 능력, 자기를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독립적 생활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를 조사한 이번 연구는 오는 4월 제77회 미국 신경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 예정이다. 그에 앞서 기초 조사 결과가 25일(현지시각) 미리 공개됐다.
메디컬 익스프레스, 사이테크 데일리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해양 미세 플라스틱은 길이가 5mm 미만인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다. 이는 분해된 플라스틱 폐기물, 어망, 식품 포장지, 배달 용기 등에서 유래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라헤이 병원&의료센터(Lahey Hospital & Medical Center)의 사르주 가나트라(Sarju Ganatra) 박사는 “환경은 우리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오염과 같은 요인은 인지 저하 및 기타 신경 장애가 발생할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 연구에 따르면 물속에 미세 플라스틱 수치가 높은 해안 지역 주민은 사고와 기억, 이동 능력, 자기 관리와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능력 등 삶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애 발생률이 더 높았다”라고 말했다.연구는 미국 22개 주에 걸쳐 있는 218개의 카운티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해수면의 미세 플라스틱 수준을 기준으로 카운티를 4개의 그룹으로 나눴다.
낮은 그룹은 m³당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0~0.005개, 중간 그룹은 m³당 0.005개 초과~1개 이하, 높은 그룹은 m³당 1개 초과~10개 이하, 매우 높은 그룹은 m³당 10개 초과로 분류했다. 평균적으로 매우 높은 그룹에 속한 카운티들은 바닷물 m³당 1000개가 넘는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반면, 낮은 수준의 카운티는 10개 이하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 수준에 따라 기억 및 사고력, 이동 능력, 자기 관리 및 독립적 생활 능력 등의 장애 발생률을 조사했다.자기 관리 장애는 옷 입기, 목욕, 집안에서의 이동 등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독립적 생활 장애는 재정 관리, 쇼핑, 교통수단 이용 등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작업 수행의 어려움으로 정의했다.
미세 플라스틱 수준에 따라 장애 발생률은 차이를 보였다.
사고 및 기억력 장애 유병률은 수치가 가장 높은 지역 평균 15.2% 대 가장 낮은 지역 평균 13.9%, 이동 장애는 높은 지역 14.1% 대 낮은 지역 12.3%, 자기 관리 장애는 높은 지역 4.2% 대 낮은 지역 3.6%, 독립적 생활 장애는 높은 지역 8.5% 대 낮은 지역 7.7%로 조사됐다.
심장병, 뇌졸중, 우울증, 대기 오염, 부와 자원 분배와 같은 장애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조정한 후 연구자들은 해양 미세 플라스틱 수치가 가장 높은 카운티 주민이 가장 낮은 주민에 비해 기억과 사고 장애율이 9%, 이동 장애율이 6%, 자기관리 장애율이 16%, 독립적 생활 애율이 8%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나트라 박사는 “미세 플라스틱 수준은 해류와 같은 다양한 요인에 따라 지역마다 다를 수 있다. 인구 밀도, 지역 폐기물 관리, 산업 활동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관계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의 한계점 중 하나는 시간에 따른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는 특정 시점에서 해양 미세 플라스틱 수준과 거주자의 장애를 조사한 것이며, 장기적인 추적 연구는 아니었다.
또한 이 연구는 미세 플라스틱이 이와 같은 장애를 유발한다고 증명한 것은 아니며, 단지 연관성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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