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만 하기보다 해야 할 일에 뛰어들 용기[2030세상/배윤슬]

1 week ago 16

배윤슬 도배사·‘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 사업자등록을 하고 내 사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조금 넘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열심히 일하고도 억울하게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적이 있는가 하면, 내 잘못으로 큰 하자가 발생해 전체 도배를 다시 해주느라 시간과 추가 비용이 들기도 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사람들과 헤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다행히 대부분의 현장을 잘 마무리했고, 사업은 비교적 순항 중이다. 나 같은 겁쟁이가 어떻게 사업을 꾸려 나가고 있는지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난 못해, 자신 없어, 잘 해내지 못할 거야.’ 이런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이라 주위에서 아무리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해줘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늘 불안해한다. 사업에 필요한 배짱도 부족하고 일단 달려들어 저지르고 보는 대범함도 없는데, 어쨌든 거래처에서 일을 의뢰받아 사람들을 불러 모아 함께 작업하고 대표로서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 있으니 스스로도 가끔 놀라곤 한다. 내 안의 두려움을 딛고 하나하나 해올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곁에서 용기를 북돋아주고 실질적이면서도 냉정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도움이 됐고 불안감이 엄습할 때마다 다시 꺼내 곱씹어 보는 조언이 하나 있다. 사업을 시작해도 괜찮을지, 아직 한참 부족하니 조금 더 준비한 뒤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지 걱정하고 망설이며 시간만 보내고 있을 때, 나와 성향도 성격도 정반대인 도배사 선배가 해준 이야기다. “그 누구도 완벽하게 준비된 채 살아가는 사람은 없어. 누군가는 할 수 있는 일만 하며 살아가기도 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비록 준비가 덜 됐더라도 어떻게든 용기를 내 도전하고 결국 해내는 사람도 있어. 하다 보면 부족한 점이 채워지고 점점 할 수 있는 준비도 갖춰지는 거지. 너는 어떤 사람이 될 거야?”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사실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라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니, 살아오면서 그 무엇도 완벽하게 준비된 채 맞이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이 될 준비, 어른이 될 준비, 직업을 가질 준비,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결혼과 출산·육아, 더 먼 미래의 은퇴와 노후까지…. 과연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한 채 맞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미처 준비되지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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