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박세웅이 24일 사직 한화전에서 6이닝 9탈삼진 3실점 역투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박세웅이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무려 3년 5일 만이다. 박세웅이 24일 경기 도중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는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외국인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선발승으로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이어진 연속경기 선발승 기록이 구단 역대 최초인 7경기로 늘었기 때문이다.
파죽지세의 한화였기에 이튿날 펼쳐진 24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이 기록을 늘릴 공산이 높아 보는 이가 많았다.
이날은 한화의 상징적 선발인 류현진이 나서는 날이기도 했다.
게다가 롯데 선발 박세웅(30)이 한화전에서 유독 약했기에 한화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실제로 박세웅은 지난해까지 한화를 상대로 통산 19경기에서 단 1승(10패)밖에 올리지 못했고, 평균자책점(ERA)도 7.56에 그쳤다.
한화의 역사가 걸린 날, 한화와 악연이 깊던 박세웅이 경기 초반 고전하자 롯데에는 패색이 드리워지는 듯했다.
박세웅은 2회초 심우준, 안치홍에게 잇달아 적시타를 허용하며 이 이닝에만 3점을 내줬다.
롯데 에이스 박세웅이 24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마음을 다잡은 박세웅은 3회초부터 다시 무실점 이닝을 이어가며 5회초까지 잘 버텼다.
5회초 직구의 최고 구속이 시속 148㎞에 이르렀으니 힘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단, 5회초까지 투구수가 98개로 한계에 가까워져 있었다.
이때까지는 득점지원도 단 1점에 불과했기에 이 상태로 등판을 마치면 패전을 떠안을 공산이 매우 높았다.
그런데 박세웅이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 초반 투구수가 적잖이 소화했던 박세웅은 특유의 경제적 투구로 6회초 단 10개의 공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초반 실점은 못내 아쉽지만, 박세웅은 6이닝 4안타 5사사구 9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제 몫을 했다.
롯데 에이스 박세웅이 24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위기를 딛고 최소환의 몫을 해내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롯데 타자들은 6회말 나승엽의 동점 2타점 적시타와 전준우의 역전 결승 1타점으로 박세웅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선물했다.
불펜에서도 김상수(0.1이닝)~정현수(0.2이닝)~정철원(0.2이닝)~김원중(1.1이닝)이 무실점 투구를 합작하며 박세웅의 승리를 지켜줬다.
이날 롯데의 5-3 승리를 이끈 박세웅은 모처럼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박세웅의 한화전 승리는 2022년 4월 20일 사직 경기 이후 꼬박 3년 5일(1100일) 만이었다.
지독했던 악연을 비로소 끊어낸 박세웅은 “초반에 페이스가 좋지 않았는데, 위기 상황에서 좋은 수비가 나와서 편하게 던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투구 내용에 대해선 “(유)강남이 형도 리드를 굉장히 잘해주셨다”며 “특히 점수를 준 상황에서 효율적인 피칭할 수 있게 리드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세웅은 이날 승리로 시즌 5승(1패)째를 거두며 다승 부문 1위에도 올랐다.
이에 그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게 해준 타자들의 노력도 잊지 않았다.
박세웅은 “6회 팀이 역전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는데, 오늘(24일) 승리를 팀 동료들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고 고마워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