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1㎝ 낮아진 ABS존 덕에
투수에 유리해져 ‘투고타저’ 현상
라일리 14개-폰세 13개 신기록 근접
NC 새 외국인 투수 라일리(29)는 10일 KT와의 방문경기에서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탈삼진 경기를 했다. 구단 역사상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자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이다. 라일리는 이날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7이닝 동안 25타자를 상대하며 안타 1개와 4사구 2개만을 내줬다. 무실점으로 호투한 그는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폰세(31)도 탈삼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폰세는 20일 NC와의 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앞서 15일 SSG전에서 12탈삼진, 3일 롯데전에서 10탈삼진을 따내는 등 올 시즌 6번의 등판 중 3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시속 150km대 후반의 빠른 패스트볼에 140km대 중반 고속슬라이더를 던지는 폰세는 23일 현재 시즌 56탈삼진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문동주(22), 김서현(21) 등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한화는 팀 탈삼진(235개)에서도 선두다.
키움 로젠버그(30)와 SSG 앤더슨(31)도 이달 9일 나란히 13탈삼진 경기를 했다. 올 시즌 두 자릿수 탈삼진은 14차례 나왔는데 이 중 10번이 외국인 투수의 기록이다. 국내 투수 중에는 고영표(KT)가 2회, 소형준(KT)과 박세웅(롯데)이 1회씩 이름을 올렸다.뛰어난 외국인 투수들이 늘어나면서 올 시즌 경기당 탈삼진 개수는 약 16개로 지난해(약 15개)보다 7%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올 시즌 약 1cm(키 180cm 타자 기준) 낮아진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시스템(ABS) 존을 투수들이 적극 공략하면서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다. 외국인 투수들은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유행한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 외에도 슬러브, 킥 체인지, 원심 패스트볼 등 새로운 구종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예전에 비해 선발 투수들의 투구 수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당시 류현진은 124개의 공을 던졌지만 요즘 선발 투수들은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지고, 많아도 110개를 넘기지 않는다. 물론 날씨가 더워지며 투수들의 몸이 풀릴수록 기록 경신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폰세는 “내 목표는 단 하나다.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고 싶다”며 신기록 도전을 공언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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