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들, 거침없는 탈삼진쇼… “류현진 17K 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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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1㎝ 낮아진 ABS존 덕에
투수에 유리해져 ‘투고타저’ 현상
라일리 14개-폰세 13개 신기록 근접

한국프로야구 한 경기(정규이닝 기준) 최다 탈삼진 기록은 한화의 ‘괴물투수’ 류현진(38)이 갖고 있다. 류현진은 2010년 5월 11일 청주에서 LG 타자들을 상대로 17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15년이 지난 요즘 류현진의 기록이 연일 소환되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거침없는 탈삼진 쇼로 류현진의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NC 새 외국인 투수 라일리(29)는 10일 KT와의 방문경기에서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탈삼진 경기를 했다. 구단 역사상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자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이다. 라일리는 이날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7이닝 동안 25타자를 상대하며 안타 1개와 4사구 2개만을 내줬다. 무실점으로 호투한 그는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폰세(31)도 탈삼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폰세는 20일 NC와의 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앞서 15일 SSG전에서 12탈삼진, 3일 롯데전에서 10탈삼진을 따내는 등 올 시즌 6번의 등판 중 3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시속 150km대 후반의 빠른 패스트볼에 140km대 중반 고속슬라이더를 던지는 폰세는 23일 현재 시즌 56탈삼진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문동주(22), 김서현(21) 등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한화는 팀 탈삼진(235개)에서도 선두다.

키움 로젠버그(30)와 SSG 앤더슨(31)도 이달 9일 나란히 13탈삼진 경기를 했다. 올 시즌 두 자릿수 탈삼진은 14차례 나왔는데 이 중 10번이 외국인 투수의 기록이다. 국내 투수 중에는 고영표(KT)가 2회, 소형준(KT)과 박세웅(롯데)이 1회씩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외국인 투수들이 늘어나면서 올 시즌 경기당 탈삼진 개수는 약 16개로 지난해(약 15개)보다 7%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올 시즌 약 1cm(키 180cm 타자 기준) 낮아진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시스템(ABS) 존을 투수들이 적극 공략하면서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다. 외국인 투수들은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유행한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 외에도 슬러브, 킥 체인지, 원심 패스트볼 등 새로운 구종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예전에 비해 선발 투수들의 투구 수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당시 류현진은 124개의 공을 던졌지만 요즘 선발 투수들은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지고, 많아도 110개를 넘기지 않는다. 물론 날씨가 더워지며 투수들의 몸이 풀릴수록 기록 경신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폰세는 “내 목표는 단 하나다.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고 싶다”며 신기록 도전을 공언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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