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내일 알힐랄과 8강 단판 승부
4강 진출땐 대회 누적 수입 34억원
알힐랄 선수 연봉, 광주의 30배
李 “공격적 축구로 상대 약점 공략”
프로축구 K리그1(1부) 광주의 이정효 감독(50)은 26일 오전 1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 단판 승부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광주의 전력이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알힐랄에 비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변을 일으켜 보겠단 얘기였다. AFC가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온라인 승부 예측’에서 24일 현재 참여자의 89%가 알힐랄이 이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우디 리그 역대 최다(19회) 우승팀 알힐랄은 유럽 1부 리그 클럽팀 못지않은 전력을 갖췄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수비수 주앙 칸셀루(31·포르투갈)와 공격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31·세르비아) 등 유럽 리그에서 뛰었던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번 시즌 알힐랄의 선수 연봉 총액은 1억7107만 유로(약 2800억 원)로 광주(약 97억 원)의 약 30배에 달한다. 반면 시민구단 광주는 K리그1 연봉 총액 순위 7위로 재정이 풍족한 팀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감독은 24일 열린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스타일인 공격적 축구로 알힐랄의 약점을 공략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번 경기는 우리가 압도하거나, 완패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경기 영상을 철저히 분석한 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변화무쌍한 전술로 승리를 이뤄내는 지략가다. 그는 2021년 광주의 지휘봉을 잡은 뒤 빠르고 유기적인 공격과 강한 압박 수비로 돌풍을 일으켰다. 광주는 2023년에 팀 창단 후 최고 성적인 K리그1 3위를 차지하며 이번 시즌 ACLE 참가 티켓을 획득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ACLE에 나선 광주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K리그1 세 개 팀(광주, 울산, 포항) 중 유일하게 8강까지 살아남았다. 광주는 또 역대 K리그 시도민 구단 중 최초로 이 대회 8강행에 성공했다.이 감독은 20일 사우디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우승 상금을 받아서 클럽하우스와 체력 훈련 시설을 새로 짓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ACLE 우승 상금은 1000만 달러(약 143억 원)로 광주 선수들의 연봉 총액보다 훨씬 많다. 준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57억2000만 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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