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주민들 “이제 좀 조용해지겠네”… 윤 전 대통령 관저 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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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이후 문을 닫은 한남동 매장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지난 12월 이후 문을 닫은 한남동 매장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퇴거한다는 소식에, 한남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야 안심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14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발의 이후 4월 11일까지, 한남동 관저 주변에서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집회가 연일 이어졌다. 이로 인해 관저 인근 도로가 봉쇄되면서 주변 상권도 큰 피해를 입었다.

11일 한남대로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던 A 대표는 “지난 12월부터 단골 고객들이 방문을 꺼리고, 경찰의 봉쇄선까지 설치되면서 매출이 30%가량 줄었다”며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골목까지 들어와 화장실, 쓰레기 문제 등으로 곤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 감소가 두 달 동안 지속되자 이 일대 의류매장들이 전부 북한남동 쪽으로 이전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떠나더라도 매출이 예전처럼 회복될지는 미지수”라고 걱정했다.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던 북한남 인근 상권거리.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던 북한남 인근 상권거리.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직접적인 매출 피해는 없었지만, 치안 문제를 겪었다는 점주들도 있었다. 북한남 삼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지역주민 B 씨는 “집회가 이어지자 단골들이 발길을 끊었고, 밤늦은 시간까지 소음과 무단 화장실 사용 등으로 경찰 출동도 잦았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조용했던 골목이 집회로 인해 무질서해졌고, 술에 취한 참가자들이 밤늦게 돌아다니며 주민들에게 위협을 주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한결 편해졌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던 북한남 인근 상권거리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던 북한남 인근 상권거리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한편,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한남동 관저에 머물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초동 사저로 이동하며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저 앞을 지키던 지지자들과 포옹한 그는 지지자들의 눈물 속에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지자들은 윤 전 대통령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고생 많으셨다”, “대한민국은 망했다”, “대통령님 고생하셨습니다” 등의 말을 하며 아쉬움을 표현했고,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11일 한남동 관저에서 나오는 윤석열 전 대통령. 채널A

11일 한남동 관저에서 나오는 윤석열 전 대통령. 채널A
윤 전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지난 겨울에는 많은 국민들 그리고 청년들께서 자유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켜주셨다”며 “이제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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