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재동→서초동…'尹 어게인' 집결에 교대역 '초비상'

4 weeks ago 3

경찰, 교대역·아크로비스타 집회·시위 신고 18건 접수
상인들 주말 소란 있을까 걱정…테이크아웃은 기대감
아크로비스타 보안 강화…보안요원들 2인1조로 순찰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후문/ 사진=정희원 기자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후문/ 사진=정희원 기자

“이제 여기서들 시위를 하신다는데 통제가 안 될까봐 걱정이죠.”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교대역 사거리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28)는 주말에 시위대가 몰려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걱정이 늘었다.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주를 이루던 손님층이 한순간에 시위대로 바뀔 것이란 생각에 소란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다른 자영업자들에게 상담을 받아가며 대비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로 향하기로 하자 서초동 교대역 인근에 집회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복귀를 지지하는 집회 참여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먹자골목 상인들과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크로비스타 교대역 집회 18건 몰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신고된 집회 건수는 14건으로 집계됐다. 교대역 인근으로는 집회 신고 4건이 접수됐다.

지지자들은 윤 전 대통령 퇴거 시점에 맞춰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머무는 윤 전 대통령은 이르면 11일 퇴거할 전망이다. 극우 성향 유튜버이자 영상 플랫폼 벨라도 대표 안정권씨는 오는 12일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조기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윤 어게인(Yoon Again)’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윤 어게인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옥중 서신에서 등장한 구호로 윤 전 대통령을 다시 대통령으로 추대하자는 의미다.

시위 장소가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헌법재판소 앞 서울 종로구 재동에 이어 서초동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사저 앞에 집회를 열 수 없어 교대역 인근으로 인파가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00m 이내에 해당하는 지역에 집회를 금지시키는 제한통고를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맞은편에 있는 아크로비스타도 제한 구역에 포함된다. 유튜버 안씨도 당초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집회를 하려 했으나 교대역 8번 출구로 장소를 바꿨다.

교대역 인근 상인들 '기대반 걱정반'

요식업 장사를 하는 교대역 인근 상인들은 대규모 집회 예고로 가게 매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하고 있다. 교대역 일대 상권은 교대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법원 상권, 주거지 상권, 대학가 상권, 먹자골목 상권 등 크게 네 개로 분류된다. 교대역 8번 출구 인근은 이중 먹자골목 상권에 해당한다.

매장이 작고 테이크아웃 위주인 김밥집, 편의점 등은 오히려 집회 인파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장 안에서 소란을 피울 염려도 적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이란 관측이다.

교대역사거리에 위치한 한 분식점 직원 김모씨(45)는 “지난달에 있었던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시위 때도 집회 참가자들이 우리 가게에서 김밥 40줄을 포장해갔다”며 “요새 김밥을 대량으로 주문해가는 경우가 많이 없는데 보수 쪽 시위가 크게 진행되면 매출이 늘어날 것 같아 재료 준비를 많이 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안 강화한 아크로비스타…2인1조로 보안요원 순찰

지지자들의 1인 시위가 주거지인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민들의 불안도 큰 상황이다. 이날 아크로비스타는 에스테크 소속 보안요원들이 2인1조로 다니는 등 한층 더 보안을 강화한 모습이었다. 인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엄모씨는 “교대역과 서초역 인근에서 시위가 격화하면 교통 통제로 아이들의 등하교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며 “게다가 욕설이나 폭력 행위까지 노출되면서 교육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상황을 지켜보며 경력을 배치해 안전을 유지할 계획이다. 경찰이 아크로비스타 앞에 집회 제한통고를 내렸어도 1인 시위를 막을 순 없는 상황이다. 1인 시위는 사전 신고가 필요없고 집회금지구역으로 설정한 곳에서도 진행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상황을 봐가며 경력을 배치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 류병화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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