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럭셔리 타일로 미국·유럽 사로잡은 '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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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 동신포리마 대표가 충남 홍성 본사 공장에서 럭셔리비닐타일(LVT)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홍성=민지혜 기자

박영대 동신포리마 대표가 충남 홍성 본사 공장에서 럭셔리비닐타일(LVT)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홍성=민지혜 기자

럭셔리비닐타일(LVT)은 실제 나무, 석재처럼 느껴지도록 표면 질감을 잘 살린 고급 바닥재다. 연속생산공정으로 LVT를 효율적으로 양산하는 기술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1983년 일본에 건너가 신흥화성을 설립했던 고(故) 오익종 회장이었다. 그는 1994년 일본의 설비와 기술, 자본 등을 투입해 충남 홍성에 동신포리마를 세웠다. 동신포리마의 LVT는 일본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일본을 거쳐야만 해외수출이 잘 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바닥재 사업을 시작한 동신포리마는 전문경영인이 줄곧 경영을 맡다가 2020년 박영대 현 대표이사를 사내에서 발탁했다. 박 대표는 생산공정은 물론 영업 등 모든 업무를 바닥부터 다져온 실무형 인재였다.

박 대표는 “LVT를 지금은 여러 곳에서 생산하지만 우리는 제품의 모든 층(레이어)에 들어가는 원단과 재료를 자체 생산하고 내부 디자이너도 보유하고 있다”며 품질에 대해 자부했다. 2020년 1536억원이던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2704억원까지 늘었다. 매출의 90%가 해외서 나온다. 박 대표는 수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선정한 올해 3분기 ‘한국을 빛낸 무역인상’을 받았다.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이다. 박 대표는 “처음 수출을 시작한 건 영국, 호주였지만 미국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출의 66%를 미국이 차지한다”며 “네덜란드, 호주, 영국, 독일 등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건 나무의 원목 무늬를 잘 살린 제품, 표면을 무광처리한 고급 제품 등이다. 박 대표는 “특히 요즘엔 친환경 제품을 찾는 유럽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 화학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은 ‘루즈 레이’ 판매가 늘고 있다”며 “무광으로 천연목재 질감을 극대화시킨 ‘엑시머’도 요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박영대 동신포리마 대표가 충남 홍성 본사 공장에서 럭셔리비닐타일(LVT)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홍성=민지혜 기자

박영대 동신포리마 대표가 충남 홍성 본사 공장에서 럭셔리비닐타일(LVT)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홍성=민지혜 기자

동신포리마가 수출할 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체 디자인이다. LVT는 제품 특성상 원부자재의 품질, 설치 용이성 같은 기능도 중요하지만 표면 필름 디자인이 핵심이다. 박 대표는 “디자인은 속도전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최신 디자인을 빠르게 내놓으려면 자체 디자이너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한국에 8명, 일본에 7명, 미국에 1명의 디자이너를 두고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직계열화도 강점으로 꼽힌다. 초창기엔 일부 공정을 외부에 맡겼지만 불량 발생시 문제점을 찾기가 힘들었고 납기 맞추기도 어려웠다. 박 대표는 “공장을 확장하면서 모든 공정을 수직계열화할 수 있었다”며 “그 이후로 품질이 안정되고 납기도 빨라져 타사가 10주 걸릴 때 우리는 6주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납기가 빨라지면서 재고율도 낮아졌다.

다만 올 들어 미국 관세 때문에 이익률에는 영향을 미쳤다. 한미FTA로 ‘무관세’였다가 15%의 관세를 내야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오래 거래해온 미국 바이어들과 일부는 양보해가면서 협상을 빨리 잘 끝냈다”며 “고급 제품 위주로 수출하기 때문에 그나마 잘 방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제품 종류도 다변화하고 있다. LVT와 비슷한 성격의 도어 시트지, 싱크대 등에 붙이는 시트지 등을 만들기 시작한 것. 물론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은 있지만 내수 비중이 낮아 타격은 적은 편이다. 박 대표는 “국내 아파트 등 주거용 시장 매출 비중은 아주 적기 때문에 건설경기의 영향은 덜 하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수출을 더 늘려 2030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성=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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