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는 솔직히 볼 게 없어요”...두달 만에 100만 명 이탈한 토종OTT, 넷플 천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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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사상 최고 구독자 수를 기록하며 독주하고 있는 반면, 국내 OTT는 구독자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 OTT의 생존을 위해 합병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기반도 위협받고 있다.

결국, 강력한 국내 OTT의 필요성이 강조되며,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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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시장 양극화 가속도

넷플 국내 진출 후 사상 최고치
드라마 이어 예능까지 대박행진
한류 접촉경로서 유튜브도 제쳐
티빙·웨이브·왓챠 등 생사기로
넷플 경쟁자가 버티고 있어야
건강한 K콘텐츠 생태계 건재
합병 등 특단 자구책 마련해야

눈물의 여왕

눈물의 여왕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국내 OTT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구독자 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력질주 중인 반면, 국내 OTT는 두 달간 구독자가 100만명 넘게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넷플릭스는 ‘꿈의 숫자’였던 1400만명 구독자를 3·4월 두 달간 유지하는 신기록까지 달성했다. 이에 따라 생존 기로에 선 국내 OTT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합병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OTT 통계 사이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월 1409만명, 4월 1406만명으로 집계됐다. MAU란 특정 플랫폼을 한 달간 ‘최소 1회 이상’ 이용한 사용자 수를 의미하는데, 넷플릭스는 드라마 ‘더 글로리’가 흥행했던 2023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1400만 고지에 올랐다.

반면 국내 대표 OTT 티빙의 4월 MAU는 650만명으로 전달 대비 55만명 줄었다. 웨이브는 403만명으로 전달보다 23만명 감소하고, 쿠팡플레이는 682만명으로 66만명 줄어들었다. 티빙과 웨이브는 구독자가 30%가량 겹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는데, 두 OTT의 중복 구독자를 합산하지 않고도 넷플릭스의 구독자가 절대 우위에 놓인 것이다.

넷플릭스의 ‘독주’는 단순히 MAU에도 드러나는 사용자 수의 차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한국 영상산업의 4대 핵심 분야인 K드라마, K영화, K예능, K애니메이션에 대한 세계 한류 팬들의 ‘접촉 경로’를 사실상 석권한 상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5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선 해외 국적의 체류자들이 ‘한국 예능’을 보는 경로를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71%가 “넷플릭스를 통해 접했다”고 응답했다(2024년 기준). 2023년까지만 해도 한국 예능 접촉 경로 1위는 유튜브(68.4%)였는데 작년 처음으로 순서가 뒤집혔다.

접촉 경로의 ‘역전 현상’은 예능만이 아니다. 같은 설문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한류 팬들의 접촉 경로는 2023년 유튜브가 1위(64.8%), 넷플릭스가 2위(60.4%)였으나 작년엔 넷플릭스가 63.1%, 유튜브가 58.4%를 기록하며 처음 순위가 바뀌었다. 또 한국 드라마 접촉 경로는 2022년부터 넷플릭스가 1위(작년 70.8%)를 수성 중이고, 한국 영화 접촉 경로도 2021년부터 넷플릭스가 1위(작년 69.4%)인 상태다. 드라마, 영화, 예능, 애니메이션 한류 영상 콘텐츠에 접근하는 외국인 10명 중 7명이 전부 넷플릭스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4대 분야에서 넷플릭스가 전부 ‘1위’를 휩쓴 것은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명실상부 한류 콘텐츠 확산의 디딤돌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오징어게임’ ‘킹덤’ ‘더 글로리’ ‘중증외상센터’ 등 K드라마의 글로벌 돌풍은 넷플릭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에 따른 혹독한 청구서가 돌아오고 있다. 넷플릭스에 대한 자국 콘텐츠의 의존도가 높아져 사실상 독점 상태인 ‘1강 체제’가 굳어졌을 때 국내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저해하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투자하거나 구매하지 ‘않는’ 드라마의 제작이 어려워졌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사들의 드라마를 무한정 사줄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콘텐츠 제작은 불가능해져 생태계 기반이 무너질 우려가 크다”며 “넷플릭스에 파는 드라마 외에 발주 자체가 되지 않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넷플릭스를 포함해 어떤 산업 분야도 해외 사업자가 자국에 투자하는 걸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21세기를 전후로 미국을 제외하고 해외 시장에 자국 콘텐츠를 팔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데, 미디어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자국 플랫폼이 있어야만 지속가능한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자국 OTT가 없다면 ‘공룡 OTT’와의 협상력에서 제작사들이 난항을 겪는다는 의미다. 플랫폼 사업자와 국내 콘텐츠 제작사가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사업자의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증대를 통해 국내 콘텐츠 산업의 내실 있는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넷플릭스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이 커지면서 IP 확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이면에서 국내 OTT 사업자들이 콘텐츠 투자 동력을 잃으면 국내 제작사들의 협상력과 주도권이 줄어들게 된다. ‘경쟁자’가 없어서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현재 OTT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티빙과 웨이브의 조속한 합병이 거론된다.

노창희 소장은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오랜 기간 1강이었던 건 맞지만,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은 티빙과 같은 우수한 OTT 사업자가 있는 나라가 해외엔 정말 드물다는 점”이라며 “우리나라는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가치 사슬’ 재편의 중심에 서 있음에도 내수산업의 부실화로 긍정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내 OTT 플랫폼 경쟁력 제고를 통한 글로벌화는 글로벌 가치 사슬 변화 대응을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윤지 수석연구원은 “콘텐츠 유통의 다변화를 위해서도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드라마를 구매하는 곳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정도인데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내에 강력한 OTT가 자리매김하고 있어야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궁극적으로는 강력한 국내 OTT를 키워 해외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특히 현 제작비로는 국내에서만 상영해서는 이윤이 남지 않기에 해외에서도 판로를 열어야 한다”며 “이는 국내 OTT가 글로벌 OTT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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