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히브리대에 재학 중인 유학생 A 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세계 최초 전쟁 피란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경보음에 잠 깨고 방공호로…“창밖으로 미사일 떨어졌다”
영상에는 새벽의 공습 사이렌, 방공호 대피, 국경 탈출, 귀국 여정까지 A 씨가 직접 겪은 상황이 생생하게 담겼다.
또한 “그 시간대 사이렌이 울린 건 처음이었고,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항공권 가격만 900만 원…한인회·대사관 피란 지원 나서
A 씨는 원래 4개월 전부터 예약해 둔 6월 16일 항공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인해 해당 항공편이 전격 취소됐다.이후 새로운 항공권 구하기는 쉽지 않았고, 일부 남은 좌석은 최대 90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을 기록했다.
그 무렵,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과 재이스라엘한인회, 명성교회가 협력해 교민 23명의 요르단 피란을 지원한다는 공지가 나왔고, A 씨는 지원 버스에 합류했다.
■국경 넘고, 암만서 머물고…18시간 만에 한국 도착
A 씨는 다른 교민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빠져나와 요르단 국경을 넘었다. 입국세 62.2달러를 납부한 뒤, 암만 시내의 현지 한인 가정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이후 공항으로 이동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와 카타르 도하를 경유, 총 18시간 넘는 여정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암만 공항에서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전이 발생해 비행기가 안 뜨는 줄 알고 정말 무서웠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조회 수 100만 회…“이런 장르가 실존할 줄은 몰랐다”
해당 브이로그 영상은 6월 23일 기준, 조회 수 100만 회를 돌파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피란 브이로그라는 장르가 실존할 줄 몰랐다”, “부모님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이럴 때 자국민을 구해주는 나라에 태어난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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