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혐오, 문제라고 인식하면 희망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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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아비뇽 페스티벌서 언론간담회
배재고 논란에 “그냥 덮어지면 안돼
혐오의 시대 바꿀 방향 함께 고민을”
작품 낭독회엔 1800명 모여 성황

“충격적인 사건이 또 다른 충격으로 덮어지고, 쓸려 내려가 버리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혐오의 시대에서 방향을 틀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강 작가(사진)는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세계 곳곳에서 심화되고 있는 혐오 문제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4년 노벨상 수상 후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고 차기작 집필에 몰두해 왔다. 하지만 올해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한국어가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되고, 그의 작품 낭독회가 진행되는 것을 계기로 국내 언론과 만났다.

한 작가는 ‘전 세계 분쟁과 한국 사회의 극단적인 분열상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결국 혐오의 문제인데 어려운 문제”라고 운을 뗀 뒤 “혐오가 자연스러운 게 아니고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우리가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 희망이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작 ‘소년이 온다’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다룬 그는 최근 배재고 야구부의 5·18 비하 논란에 대해 “교사인 친구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더라. 기성세대로서 우리가 왜 실패했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이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잘 포착해서 다 같이 머리를 모아 어떻게 방향을 틀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을 흐지부지 흘려보내지 말고, 혐오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

한 작가는 노벨상 수상 뒤 외부 활동에 대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그냥 칩거했는데, 해마다 수상자가 나오면서 지금은 좀 관심도 많이 줄어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고 했다.

15일 프랑스 아비뇽 교황청 안뜰에선 이번 아비뇽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로 평가받는 한강 작품의 낭독회 ‘새’가 1800여 명의 청중이 몰린 가운데 펼쳐졌다. 한 작가도 공연 말미 직접 무대에 올라 ‘작별하지 않는다’의 몇몇 구절을 읽어 큰 호응을 얻었다. 한 작가의 낭독 공연은 올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아비뇽=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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