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념적 편향? 정치적 고려는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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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은 강력한 진실성을 가진다. 그녀의 소설은 '진실'로 받아들여지길 의도하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 종신회원인 호라세 엥달(사진)은 6일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강 소설의 키워드를 '진실성(truth)'이라고 말했다.

엥달은 노벨문학상 최종 투표권을 가진 스웨덴 한림원 회원 중 한 명으로 약 20년 전 '노벨문학상이 21세기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문학사가다. 2001년 12월 네이딘 고디머, 오에 겐자부로, 가오싱젠 등 기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과 한자리에서 '증언 문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렸는데, 이후 증언 문학에 고점이 주어졌고 23년 뒤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엥달은 서면 인터뷰에서 '증언 문학으로서의 한강 소설'에 관한 견해와 세계문학 속에서 동양의 역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시대의 고통에 대한 증언이라는 노벨상 선정 사유에서 보듯이, 한강 작품엔 증언 문학이란 개념이 적용됐다"며 "여기서 말하는 증언은 한강 작가 개인적 증언의 성격을 가진 게 아니다. 그녀는 과거 사건을 다양한 관계를 활용해 기억해내고, 이를 놀라운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진실성을 획득한다"고 설명했다.

엥달은 "한강 작품을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보는 견해가 한국 내에 있음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노벨문학상은 후보자의 예술적 자질만을 고려하지, 모든 정치적 고려는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엥달은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통해 그동안 불분명하게 여겨졌던 '세계문학'의 개념이 점점 명징해지고 있다는 평도 남겼다. 그는 "이전에는 다소 이상적인 느낌을 줬던 '세계 문학' 개념이 오늘날 점점 더 실체를 얻고 있다. 이는 동양 국가들(작가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해진 부분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톡홀름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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