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감사… 803명 적발
학폭 기록 92% 보관 않고 미제출
예상 결원 늘려 교사 과다 채용도
서울의 한 고등학교 담임교사는 2022년 2월 자신이 지난 1년간 맡은 학생의 학습태도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총 603자 분량의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의견을 적었다. 감사원 감사 결과 해당 교사는 반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동일한 내용의 종합의견을 ‘복붙(복사해 붙여넣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일 ‘서울특별시교육청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처럼 803명의 교원이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에 동일 내용을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1∼2024년 서울 소재 239개 고등학교의 학생부 작성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 같은 ‘복붙’ 사례가 대거 드러났다. 심지어 하나의 문안을 교육 내용이 전혀 다른 1·3학년에 중복으로 사용한 사례도 발견됐다. 교사 18명은 반 전체 학생 수의 70%를 초과하는 학생들에 대한 종합의견을 동일한 내용으로 기재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다수의 고교에서 여러 학생의 학생부 중 대입에 반영되는 항목에 동일한 내용을 기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형식적으로 점검·이행 관리하고 있어 학생의 학업 성취평가에 대한 변별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주요 증거로 활용 가능한 학교폭력 상담 내용에 대한 기록 관리가 매우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가장 많은 강남서초, 강서양천 교육지원청 학폭위에서 2023∼2025년 심의한 155건을 표본 점검한 결과 92.2%에 이르는 143건은 학교에서 상담 기록을 보관하지 않아 학폭위에 상담 기록이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43건 중 학폭위의 요청에도 상담 기록이 없어 ‘증거 부족’으로 피해 학생의 주장 일부가 미인정된 사례도 2건 확인됐다. 학교 측이 학생부에 기록된 학교폭력 조치 사항을 삭제해 준 규정 위반 사례도 3건 발견됐다.감사원은 서울시교육청이 아무런 근거 없이 예상 결원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신규 교사 303명을 과다 채용했다고 봤다. 기간제 교사도 일부 초등학교가 496명, 중학교가 1616명을 정원 외로 채용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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