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 자야? 잠 안와도 누워있어라? 수면 강박이 불면을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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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 수면법/메레인 판더라르 지음·고현석 옮김/400쪽·2만4000원/21세기북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잠에 들었는데, 한두 시간 만에 깨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시계를 확인하곤 ‘기상 시간까지 3시간 남았네’라며 계산을 마친 뒤, 다음날 얼마나 피곤할지 생각하며 한숨을 쉰 적도.실은 이는 심각한 만성 불면증을 겪었던 저자의 20대 시절 모습이다. 현재 네덜란드 수면의학센터에서 수면장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저자는 과거 ‘더 잘 자려던 노력’이 오히려 불면을 악화시킨다는 걸 깨달았다. ‘원시인 수면법’은 과거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 속에서 방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수면 교양서다. 책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완벽한 수면’의 법칙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현대인에게 익숙한 수면 상식 중 상당수가 오랫동안 답습되어 온 통념일 뿐”이라며 “획일적인 기준에 자신의 수면을 맞추려는 강박이 오히려 불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수면에 대한 가장 큰 오해 3가지를 살펴보자.① 하루 8시간은 꼭 자야 한다수렵채집인과 현대인의 수면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인류의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20분에서 7시간 정도다. 이마저도 개인차가 매우 커서, 이상적인 수면 시간을 하나의 기준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그럼 ‘8시간’ 통념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저자는 산업혁명 이후 장시간 노동에 반발한 근로자들이 반드시 휴식을 쟁취하기 위해 내면화한 규격이라 추측한다. 당대를 대표하는 캠페인 구호는 ‘8시간 노동, 8시간 여가, 8시간 휴식’이었다.② 밤에 자주 깨면 수면 질이 나쁘다자다가 잠시 깨어나는 건 반드시 교정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여러 진화생물학 연구에 따르면 까마득한 옛 조상들도 밤사이 여러 차례 깨어 주변을 살피곤 했다. 이는 포식자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에 새겨진 자연스러운 생존 전략이었다. 사람마다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나뉘는 생체리듬도, 나이가 들수록 깊은 잠이 줄어드는 현상도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과정에서 형성된 진화적 흔적이라 할 수 있다.③ 잠이 오질 않아도 눈 감고 누워 있는 게 좋다원시 환경에선 필요 이상으로 오래 누워 있는 게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했다. 그렇기에 우리 몸은 잠이 충분하면 곧바로 활동을 시작하도록 진화해 왔다. 오히려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지면, 전신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 조절 물질인 ‘아데노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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