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용지와 화장지 등으로 쓰이는 국제 펄프가격이 다시 오름세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기준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t당 73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t당 665달러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해 9.8% 올랐다. 펄프 가격은 지난해 7월 895달러로 오르다가 올해 1월에는 665달러로 떨어졌다. 펄프는 인쇄용지, 화장지 그리고 화장품 포장에 많이 쓰이는 백판지 등의 원료로 제지 제조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국내에선 총사용량 228만t 중 88.2%를 수입에 의존한다.
업계에서는 펄스 시세 인상 배경을 주로 중국에서 찾는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비해 수요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요 펄프 수출국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브라질 등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펄프 제조사들은 봄철이 되면 시설 유지보수를 하기 때문에 중국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제지회사들도 관세 인상으로 자국 내 수입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해 펄프 구매량을 늘렸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형 제지회사인 천밍제지가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펄프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가격 불안의 요인으로 지목한다.
제지업계는 펄프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프린터 용지와 티슈 등 최종 소비제품 가격까지 영향이 미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국제 해운 요금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고환율도 누그러지는 모습이어서 당장 일반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