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서 ‘미스 유니버스’ 번복에 재번복까지…심사에 부동산 재벌 영향?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43년 만에 열린 미인선발대회 ‘미스 유니버스’가 당선자를 번복했다가 배후 논란 끝에 최종 우승자를 첫 우승자로 재선정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미스 유니버스 피지(MUF) 대회에서 경영대학원생 만시카 프라사드(24)가 우승 왕관을 썼다.

그러나 주최 측은 대회 이틀 만에 심각한 원칙 위반을 이유로 곧 수정된 결과가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고, 우승자인 프라사드에게는 오는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월드 대회에 그가 아닌 준우승자 네이딘 로버츠(30)가 참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로버츠는 모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다.

주최 측은 이 같은 번복 이유로 우승자 선정 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반발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MUF’ 브랜드를 사용해 티켓 등 라이선스에 뭉칫돈을 쏟아부은 부동산 개발회사 ‘럭스 프로젝트’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MUF는 운영비만 수백만 달러가 드는 큰 사업이라 피지처럼 작은 나라에서 주최할 기업을 찾기 쉽지 않은데, 올해 럭스 프로젝트가 대회 ‘큰손’이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피지에서 대회가 열린 것.

이후 주최 측은 우승자 번복 이유로 대회 라이선스 소지자도 투표권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계산하지 못하는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결정적 투표권을 가진 라이선스 소지자가 로버츠에게 투표해 각각 4표로 동점이었지만 로버츠가 우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멀리사 화이트는 “조사를 했더니 럭스 프로젝트가 제이미 매킨타이어라는 호주 사업가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게 드러났다”며 “매킨타이어와 새 우승자 로버츠는 부부 사이”라고 주장했다.

매킨타이어 측은 “MUF 심사와 관계있다는 주장은 음모론”이라면서도 “라이선스 소지자에게 조언을 하긴 했다”고 인정했다.

논란 끝에 프라사드는 6일 자신이 미스 유니버스 피지로 재선정됐다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림으로써 최종 우승자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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