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수 없는 中시장…"맞춤형 전기차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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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비야디(BYD) 등 토종 기업들의 약진으로 움츠러든 중국 시장에 재도전한다. 현지 맞춤형 전기차 등 신차를 출시해 무너진 중국 시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로 했다. 한 해 2500만 대가 팔리는 세계 최대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0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현대차그룹 신차 개발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오는 8월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를 출시한다. 기존 모델을 중국에서 단순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디자인과 주행 성능 등 개발 단계부터 중국 소비자의 선호도를 반영하는 ‘중국 특화 모델’이다. 기아가 2023년 중국 전용 모델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를 내놓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현대는 내년 6월 전기 세단(프로젝트명 EA1)을 시작으로 아반떼 풀체인지 모델과 투싼 풀체인지 모델을 차례로 내놓는다. 기아 중국 합작법인인 위에다기아도 내년 1월 스포티지 부분변경 모델과 셀토스 풀체인지 모델 등을 출시한다. 셀토스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늘어나는 현지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대 초·중반까지 중국에서 6%대 점유율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2017년 사드 사태와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한때 시장에선 ‘현대차 중국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공장 문을 닫는 대신 중국에서 만든 차를 동남아시아와 중동, 남미 등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2023년 445대에 그친 베이징현대의 수출 물량은 지난해 4만4578대로 100배 넘게 급증했다. 위에다기아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24만8202대)의 68.6%(17만317대)를 수출로 채웠다.

중국 공장의 수출 기지화로 급한 불을 끈 현대차그룹은 ‘신차 출시’라는 정공법으로 재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BAIC)가 작년 말 10억9546만달러(약 1조5700억원)를 증자한 만큼 두둑한 실탄도 마련해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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