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여러분, 항상 죄송합니다" 하주석 꾹꾹 눌러 쓴 사과... 찬바람 맞은 겨울, 다시 '반성'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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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하주석이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FA 계약 소식을 알리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하주석 개인 SNS 갈무리

추운 겨울을 보낸 끝에 원소속팀과 재결합을 확정한 하주석(31·한화 이글스)이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하주석은 8일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렸다. 여기에는 그가 "팬 여러분, 항상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여졌다.

앞서 한화 이글스는 지난 8일 "FA 내야수 하주석과 계약했다. 계약 규모는 1년 보장 9000만 원, 옵션 2000만 원 등 총액 1억 1000만 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1월 초 FA 시장이 개장된 이후 무려 3개월 만의 일이다.

강남초-덕수중-신일고 출신의 하주석은 2012년 한화에 입단했다. 당시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될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KBO 통산 875경기 타율 0.265(2892타수 767안타) 49홈런 339타점 386득점 81도루, 출루율 0.317 장타율 0.373 OPS 0.690을 기록했다.

비록 아마추어 시절 '천재 내야수'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하주석은 수비력을 키우면서 한화의 내야진을 지켰다. 상무 야구단 복무 시기를 전후로 벌크업에도 성공하며 2016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렸다. 2017시즌에는 타율 0.285 11홈런 52타점 OPS 0.768로 센터 내야수로서는 우수한 타격 성적을 거뒀다.

2019시즌 초반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단 5경기 출전에 그치며 위기에 빠졌던 하주석은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그리고 2021년 138경기 타율 0.272(525타수 143안타) 10홈런 68타점 84득점, 출루율 0.346 장타율 0.39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때부터 하주석의 위기가 시작됐다. 2022시즌에는 경기 도중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고, 더그아웃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헬멧을 던졌다가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강타하는 일이 생겼다. 이후 사과와 함께 2군으로 내려갔지만, 그해 11월에는 음주운전이 적발되면서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주석.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후 2023년에는 1군 단 25경기에서 타율 0.114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주석은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6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0.292의 타율로 어느 정도 폼을 끌어올렸다.

시즌 후 하주석은 FA 자격을 얻었고 이를 행사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B등급을 받으면서 그를 데려가려는 팀은 한화에 보상선수(25인 보호명단 외)를 내줘야 했다. 이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결국 해를 넘겨서까지 냉대에 시달려야 했다. 'FA 미아' 위기에 몰린 끝에 겨우 한화와 재결합에 성공했다.

하주석으로서는 자신을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 재능을 보여줬고, 프로에서도 주전으로 등극하면서 팀의 캡틴 자리까지 올랐지만, 연이은 실수와 부진으로 '팬심'이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계약 후 SNS에 올린 사과의 뜻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손혁 한화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하주석 선수가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열심히 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나눈 대화를 전했다.

미아가 되는 일은 피했지만, 이제 하주석은 팀 내부의 경쟁자들과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2살 어린 유격수 심우준(29)이 4년 50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이적하면서 하주석은 입지가 크게 좁아지게 됐다. 타격에서의 고점은 하주석보다 낮으나, 심우준은 수비와 주루에서 장점을 보여줬다.

여기에 지난해 데뷔 시즌부터 3할 타율을 기록한 황영묵(26)이나 2024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이도윤(29)도 버티고 있다. 결국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하주석은 유틸리티 백업으로 출발할 것이 유력하다.

손혁 단장(왼쪽)과 하주석이 8일 FA 계약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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