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패배를 잊은 ‘독수리 군단’ 한화이글스가 팀 창단 후 최다 연승 기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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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8-0으로 이기고 12연승을 달성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관중들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3년 만에 12연승을 내달리며 프로야구 단독 선두를 지키는 한화는 13~ 15일 안방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두산베어스와 3연전을 치른다.
한화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달 26일 KT위즈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12경기 연속 승리했다. 12연승 이전에 기록한 8연승을 포함해 최근 한 달 사이 치른 22경기 성적은 무려 20승 2패(승률 0.909)다. 4월 초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는 어느새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섰다.
12연승을 달리는 동안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1.96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시즌 평균이 4.29임을 감안하면 한화 마운드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선발투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이 호투하면 박상원, 한승혁, 정우주 등이 허리를 책임지고, 마무리 김서현이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경기를 끝내는 ‘승리 공식’이 완전히 자리잡았다.
시즌 초반 깊은 슬럼프에 허덕였던 방망이도 확실히 살아났다. 12연승 기간 팀 타율은 0.281로 10개 구단 중 3위다. 워낙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한 탓에 시즌 전체 팀 타율은 0.252(6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젠 타격도 자신감을 되찾았다.
한화는 내친김에 구단 역사상 최다 연승 기록을 바라본다. 한화 구단의 최다 연승 기록은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던 1992년 5월 12일부터 26일까지 달성한 14연승이다. 만약 한화가 두산과 주중 홈 3연전을 모두 쓸어담는다면 새 기록을 쓰게 된다.
가능성은 제법 높다. 선발 로테이션상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이 잇달아 등판한다. 선발도 선발이지만 불펜진이 워낙 강력하다보니 누구와 상대해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12연승 동안 한화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겨우 2.08에 불과하다.
반대로 상대 두산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로 부진한 모습이다. 이 기간 한 경기 평균 3.8점에 머물러 있다.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보면 한화 마운드를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한화가 두산과 3연전도 집어삼키고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수립하면 더 큰 목표가 기다리고 있다. KBO리그 최다 연승 기록이다. SSG랜더스의 전신인 SK와이번스가 2009년 8월 25일 문학 두산전부터 2010년 3월 30일 잠실 LG전까지 이룬 22연승이다.
팀과 더불어 김경문 감독도 개인 연승 기록에 도전한다. 김경문 감독은 NC다이노스를 이끌던 2016년에 6월 1일 마산 두산전부터 6월 19일 수원 KT전까지 15연승을 달린 적 있다.
한화에서 12연승 기록을 세운 김경문 감독은 김성근, 김영덕, 김응용 감독에 이어 네 번째로 ‘12연승 이상을 두 번 이상 달성한 감독’이 됐다. 만약 3연승을 보태면 김성근 전 감독에 이어 15연승을 두 번 이상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사령탑으로 올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