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굽혀펴기가 유독 힘든 이유… 팔이 아니라 ‘골반’ 때문?[건강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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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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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경찰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는 여성 응시자가 무릎을 바닥에 대고 실시하는 변형 팔굽혀펴기를 인정할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남녀 차별이라는 반발이 거세지고 현장 대응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023년부터 일반적인 ‘정자세’ 기준으로 바뀌었다.

이는 자기 체중의 60~70%를 들어올려야 하는 팔굽혀펴기가 특히 여성에게 어려운 운동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실제 많은 여성이 몇 달 동안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도 팔굽혀펴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여성 팔굽혀펴기 꿀팁’ 영상이 퍼지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손의 위치를 약간 바꾸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손을 몸과 나란히 앞쪽으로 두지만, 이 방법에서는 손을 바깥쪽으로 틀어 손가락이 몸 바깥 방향을 향하도록 한다.

여성 팔굽혀펴기 꿀팁을 소개하는 영상. 소셜미디어 캡처.

여성 팔굽혀펴기 꿀팁을 소개하는 영상. 소셜미디어 캡처.

이 방법은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 팔굽혀펴기, 여성에 유독 힘든 이유… 팔이 아니라 ‘골반’ 때문
손 위치만 살짝 틀어도 팔굽혀펴기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그 비결은 팔과 무관해 보이는 의외의 부위, 바로 골반과 관련이 있다고 영국 랭커스터대학교 의과대학의 해부학자 애덤 테일러 교수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 기고 글에서 설명했다.

테일러 교수에 따르면 골반은 팔이 몸과 이루는 각도에 영향을 준다. 여성의 경우 팔꿈치에서 위팔과 아래팔이 이루는 각도(carry angle)가 평균 약 15도로, 남성(약 10도)보다 큰 경향이 있다. 이는 움직일 때 골반과 팔이 부딪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조다.

이 각도는 단순히 뼈의 정렬뿐 아니라 근육이 수축하는 방향에도 영향을 준다. 이것이 바로 여성이 일반적인 팔굽혀펴기 자세를 취하기 어려운 해부학적 이유다.

따라서 손을 약간 넓게 벌리고 바깥쪽으로 돌리면 여성의 신체 구조에 적합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해져 팔굽혀펴기 수행이 수월해질 수 있다. 다만 이런 차이는 개인차가 큰 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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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체 구조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팔과 연결된 어깨는 물론 가슴·등을 포함한 상체(몸통)는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2.4% 더 크고 근육량도 많다. 이로인해 남성은 밀어내는 동작에서 힘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하체 중심 체형을 가져 같은 동작에서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인대와 힘줄의 유연성이 더 높아 관절 가동 범위가 크다. 동시에 어깨 관절은 여성이 더 작고 움직임이 커, 과사용이나 반복 동작에 의한 손상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는 움직임이 큰 대신 안정성이 낮기 때문에 회전근개 근육에 크게 의존한다. 여기에 더해 여성은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어깨 관절의 접촉 구조와 쇄골 길이·두께도 차이가 있어 특정 동작에서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하체 구조도 다르다… 스쿼트 더 쉽고 안전하게 하는 팁
골반 구조는 하체 운동에도 영향을 준다.
여성의 골반은 출산을 고려해 남성보다 약 25% 넓다. 이로 인해 ‘Q각(대퇴사두근 각도)’이 더 크게 형성된다. Q각은 골반-무릎-정강이를 잇는 선이 이루는 각도로, 이 각도가 클수록 무릎 정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여성의 전방십자인대(ACL) 부상 위험이 남성보다 최대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Q각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골반이 넓은 경우 무릎이 안쪽으로 휘어지며 모이는 ‘무릎 붕괴(cavin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점프 착지나 스쿼트 시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을 할 때 발을 바깥쪽으로 약 30도 정도 회전시키고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지 않도록 유지하면 무릎 붕괴를 최대 50%까지 줄여 무릎 부상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팔굽혀펴기, 단순 근력 아닌 체력수준 반영하는 지표
한편, 팔굽혀펴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2019년 미 의사협회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남성 소방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팔굽혀펴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소방관일수록 10년 동안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났다. 특히 팔굽혀펴기를 40개 이상 할 수 있는 남성 소방관은 10개 미만으로 할 수 있는 이보다 위험이 약 95% 낮았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팔굽혀펴기 자체가 심장 질환을 직접적으로 예방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체력 수준을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팔굽혀 펴기 몇 개나 할 수 있어야 할까?
팔굽혀펴기를 몇 개 해야 ‘적정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정해진 기준이 없다. 개인의 나이, 체중, 근력, 운동 경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운동 지도자 자격과 실용적인 피트니스 기준을 제시하는 권위 있는 비영리 단체 미국 운동 위원회(ACE)는 트레이너들이 회원의 체력을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표를 제시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무릎을 대고 하는 변형 팔굽혀펴기 기준)

연령대별 ‘양호(Good)’ 기준
20~29세: 남성 22~28회 / 여성 15~20회
30~39세: 남성 17~21회 / 여성 13~19회
40~49세: 남성 13~16회 / 여성 11~14회
50~59세: 남성 10~12회 / 여성 7~10회
60~69세: 남성 8~10회 / 여성 5~11회연령대별 ‘우수(Excellent)’ 기준(여성은 정자세 또는 변형 팔굽혀펴기 기준)
20~29세: 남성 35~45회 이상 / 여성 25~35회 이상
30~39세: 남성 32~40회 이상 / 여성 20~30회 이상
40~49세: 남성 28~35회 이상 / 여성 18~25회 이상
50~59세: 남성 22~30회 이상 / 여성 15~20회 이상
60~69세: 남성 18~22회 이상 / 여성 11~15회 이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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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굽혀펴기 쉽게하는 팁
팔굽혀펴기는 근력 향상에 매우 좋은 맨몸운동으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력은 단순한 체력 요소가 아니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과 신체적 독립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근력이 감소하면 낙상 위험이 증가하며, 이는 노년기 기능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근육량과 치매 위험 사이에 연관성을 보고한 연구도 있다.

운동 전문가들에 따르면 팔굽혀펴기를 더 쉽게 하는 몇 가지 팁이 있다.

-손은 어깨보다 약간 넓게 벌린다.
-손을 바깥쪽으로 약간 회전시킨다.
-팔꿈치는 몸통에서 약 30~45도를 유지한다.
-무엇보다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팔급혀펴기는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플랭크 자세이므로 머리부터 발뒤꿈치까지 일직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어설픈 자세로 여러 번 하는 것보다 정자세로 몇 번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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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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