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시장 이탈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은 1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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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다은]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3조 7030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월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우위로 전환해 2조 868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9월 7조 9210원, 10월 4조 7000억원, 11월 4조 3040억원, 12월 3조 440억원, 1월 9350억원을 순매도하며 이달까지 7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이렇게 장기간 매도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시가총액은 658조 550억원으로, 전체 시총(2074조 3790억원) 대비 31.72%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23년 8월 31일(31.5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작년 하반기 이후 매도 우위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국내 펀더멘탈 악화와 트럼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의 영향 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 관세를 추가로 매기겠다고 밝히며 미중 관세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28일에는 하루에만 1조 552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예상 외 추가 관세로 지난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당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노출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단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수급은 자금 수급이 제한적인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외국인 매도세가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개선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수급 개선에는 환율 안정과 공매도 재개 등이 변수로 꼽힌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탄핵 정국과 달리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수경제가 내상을 입었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로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 또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며 원화의 주요 통화 대비 반등 폭이 제한되고 있다”며 “당분간 원·달러의 하방경직적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달 말부터 공매도가 재개되는 것은 외국인 수급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오는 31일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방침이다. 지난 2023년 11월 전종목 공매도를 금지하기 전 공매도가 가능한 종목은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에 포함된 350개 종목이었는데 이번 공매도 재개 시에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2700여개 전종목의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는 외국인 자금 이탈의 원인 중 하나”라며 “공통적으로 과거 공매도 재개 후에는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이 상승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