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오지 정글 찾은 교황...머리에 깃털모자 쓴 사연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 순방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현지시간) 두번째 방문국인 파푸아뉴기니에서 대규모 야외 미사를 집전한데 이어 오지 정글을 방문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의 한 축구 경기장에서 신자 3만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 강론을 통해 “여러분은 신앙이나 제도화된 교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하느님은 오늘도 여러분께 가까이 가고자 하신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교황과 사제들이 미사를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자 풀잎치마와 깃털모자를 착용한 댄서들이 전통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맞이하기도 했다.

교황은 미사 후 호주 군용기를 이용해 파푸아뉴기니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오지 정글 지역 바니모로 이동, 아르헨티나 출신 선교사들과 신자들을 만났다. 군용기에 싣고 간 의약품 등 생필품도 전달했다.

교황이 바니모의 대성당에 도착하자 성당 앞에 미리 모여있던 신자 2만여명이 노래와 춤으로 환영했다. 교황은 현장에서 건네주는 깃털 모자를 쓰기도 했다.

교황은 무대에 올라 선교를 위해 일하는 이들을 치하하는 한편 신자들이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파푸아뉴기니에서 자주 일어나는 부족간 경쟁과 폭력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주문했다.

파푸아뉴기니는 호주 북쪽 뉴기니섬의 동쪽 지역으로, 산악 지역과 열대우림 지역에는 중앙정부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않은 채 다양한 부족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들 부족은 토지 등을 놓고 다툼도 많이 벌인다. 과거에는 창이나 칼과 같은 무기를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소총이나 폭탄 등을 동원해 대규모 유혈사태가 빈발하는 편이다.

파푸아뉴기니는 인구 약 1200만명 중 대다수인 96%가 기독교 신자로 이 중 가톨릭 비중은 약 30%다.

오는 9일에는 세번째 방문국 동티모르로 이동하며 이후 싱가포르를 마지막으로 12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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